전남지역의 가뭄 장기화로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 업체가 입주한 전남 여수·광양국가산업단지(산단) 용수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20일 한국수자원공사(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주암댐에서 공업용수를 공급받는 산단 입주 업체들과 추가 취수원 확보 방안을 협의 중이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 초부터는 산단에 공급되는 용수량 유지가 어렵다는 게 공사와 산단 입주 업체들의 판단이다.
주암댐에서 방류한 70만 톤과 섬진강 하천수 20만 톤 등 하루 90만 톤이 광양산단에 공급된다. 하지만 물 공급이 줄면서 여수·광양산단 공장 가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일단 가뭄으로 주암댐 공급 용수 감량은 불가피한 만큼 공사는 내년 초부터 섬진강 하천수를 추가로 끌어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단 측은 하루 10만 톤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섬진강 취수가 늘어날 경우,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돼 이에 대한 피해보상책도 마련 중이다. 하천법에서는 하천점용에 따라 손실을 본 하천 사용자에게 점용 허가를 받은 자가 그 손실을 보상하게 돼 있다. 산단 입주업체들이 하천점용 허가를 받은 자이고, 피해자는 섬진강 수계에 있는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 주민들이다.
공사는 해당 지자체가 피해 범위를 정한 뒤, 산단 입주업체들이 보상하도록 했다. 보상 비용은 업체의 용수 사용량에 따라 분담하기로 했다. 업체들은 추가 취수원 확보 외에도 냉각수 배출 최소화와 공장 정비 일정 조정, 폐수 재이용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여수·광양산단 업체들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피해 주민들에게 보상을 하고서라도 섬진강 물을 더 끌어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고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