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선 도전" 트럼프 선언에 공화당 대권 경쟁 조기 가열

입력
2022.11.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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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
디샌티스 주지사와 대선 후보 경쟁 돌입
'중간선거 졸전 책임론, FBI 수사' 난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일주일 전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보다 적은 의석을 확보하면서 ‘트럼프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대선 재도전 선언으로 이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보수의 젊은 대안으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거센 추격과 공화당 지도부의 혼란 속에 미국 차기 대권 레이스가 조기에 가열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라라고리조트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나는 미국 대통령 입후보를 발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모든 정책에서 다시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ㆍ외교안보정책에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선거위원회(FEC)에 공식 서류까지 제출하는 등 대선 출마 채비를 완전히 갖췄다.

하지만 앞길은 평탄치 않다. 중간선거 졸전 책임론이 첫 번째 고개다. 11ㆍ8 중간선거 개표가 이어지면서 공화당은 상원을 다시 민주당에 내줬고, 하원에선 16일 오전까지 217석 확보에 그쳤다. 하원에서 민주당에 20~30석은 이길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공화당은 3~6석을 앞서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020년 대선 패배 불복, 1ㆍ6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에 책임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상·하원 의원 후보자들이 중간선거에서 대거 낙선한 결과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트럼프 출마에) 공화당원보다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신났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가장 쉽게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전략이 ‘패배자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 탈세 등의 혐의로 수사도 받고 있다.

공화당내 지지율 '트럼프 35% vs 디샌티스 42%'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기세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부담이다. 야후뉴스와 유고브가 14일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층 중 35%를 얻어 디샌티스 주지사(42%)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공화당에선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의원은 이날 차기 의회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경쟁자 앤디 빅스 의원을 지지한 의원도 31명이나 됐다. ‘터줏대감’ 미치 매코널 의원이 지키고 있는 상원 원내대표 자리에도 릭 스콧 의원이 도전장을 던져 경선이 실시된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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