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인천 계양구 동양동의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공사 현장. 계양역에서 차로 10분을 달려 도착한 이곳에서 3기 신도시의 첫 착공식이 열렸다. 3기 신도시 첫 삽을 뜬 계양 주민들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안고 있었다.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는 총면적 333만㎡로 공공주택 9,000가구를 포함해 약 1만7,000가구가 공급된다. 여의도 공원 4배 크기의 공원·녹지(94만㎡)와 판교 테크노밸리의 1.6배인 69만㎡ 부지에 일자리 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입주 예정일은 2026년 2월이다.
공사를 앞둔 현장은 나무 서너 그루와 잡초뿐인 공터였다. 공사장 바로 위편의 높이 10m짜리 방음벽을 사이에 두고 한진해모로아파트, 동양주공2단지 등 아파트 단지와 당산초등학교가 있었다. 서쪽으로 800m가량 펼쳐진 흙지대 너머에는 하천과 고속도로를 지나 아파트들이 서 있었다.
착공식에는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 인천 계양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주민들을 포함해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차관은 "(3기 신도시를 통해) 집 걱정으로 포기했던 국민의 꿈과 희망을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판교 테크노밸리처럼 계양 그리고 인천의 산업화, 도시 발전에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며 "9호선 연장 등 기반 교통시설 확보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착공식에 온 주민들 표정은 기대와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 계양구 박촌동에 35년째 살고 있는 이영환(69)씨는 "계양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 왔다"며 "지구 지정이 될 땐 살고 있던 터전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반대했지만 산업단지, 공원 등이 생긴다고 하니 이제 사업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동 주민 임정수(72)씨는 "저층의 규모가 작은 인근 단지들이 4년 뒤 슬럼화가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해모로아파트 주민 30여 명은 행사장 옆에서 "소음이나 먼지 등 공사 부작용이 많은데 LH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인근 부동산시장은 잠잠한 분위기였다. 김태이(62) 황금공인중개업소 대표는 "3기 신도시 발표 때는 사람들이 사려고 난리였는데 금리가 오르니 관심도 없다"며 "지난해 7월 사전청약 당시 추정분양가(전용84㎡ 기준 4억9,400만 원)가 비싼 편은 아니었는데 지금 시세로는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3개월 들어서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 한 통도 없는 날이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국토부는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다른 3기 신도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착공하고, 내년 하반기에 본청약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만 고양창릉은 아직 토지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집값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양창릉 보상 절차도 12월에는 마무리돼 내년엔 3기 신도시 모두 착공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본청약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