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우승 감독이 꿈이다.”
LG의 우승 한을 풀기 위해 2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염경엽(54) LG 감독이 임기 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염 감독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LG는 충분히 우승할 전력을 갖추고 있다”며 “내 목표도 ‘우승 감독’이다. 우승할 수 있는 팀의 감독이 됐다는 건 행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일 LG와 계약 기간 3년, 총액 21억원에 도장을 찍은 염 감독은 앞서 넥센(현 키움·2013~2016)과 SK(현 SSG·2019~2020) 사령탑을 지냈다. 2020시즌 도중 건강 문제로 사퇴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감독으로 돌아왔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스카우트, 운영팀장, 수비코치를 맡았던 LG로의 복귀는 11년 만이다.
그는 “2020년 SK를 떠날 때 다시 감독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복귀) 기회가 빨리 왔다”며 “부담감도 있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현장을 떠나 있는 동안 실패했던 부분을 반성했다는 염 감독은 “조급한 마음에 한정된 자원에서 선수를 자주 기용하다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좋았던 부분은 그대로 가져가고, 좋지 않았던 점은 고쳐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단기전에서는 리더가 망설이면 진다”고 지난 과정을 돌아봤다.
LG 구단은 물론 본인도 우승이 간절하다. LG는 올해 구단 최다승(87승) 신기록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키움에 바로 졌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된 후폭풍으로 류지현 전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놨다. 염 감독 역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가을 야구’에서 눈물을 삼키는 경우가 많았다.
염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팬들이 어떤 경기와 성적을 원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가진 감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최근 LG는 육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류중일, 류지현 전 감독님의 지도를 받아 많이 성장했다. 조금 부족한 디테일을 채우면 LG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승을 위한 우선 과제로 정규시즌 1위를 강조한 그는 “그래야 우승 확률이 높아진다. 최선을 다해 페넌트레이스 1등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잠실 라이벌’ 두산의 신임 사령탑인 이승엽 감독과 펼칠 지략 대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이승엽 감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면서도 “내가 많이 이기고, 이승엽 감독은 다른 팀을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