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쫓고 있는 검찰이 그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조카의 휴대폰 등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13일 전날 서울에 소재한 김 전 회장 조카 A씨의 자택에서 휴대폰과 차량 블랙박스를 압수해 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김 전 회장과 휴대폰 유심을 바꿔 끼우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기록되는 SD카드를 빼놓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잠적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A씨가 자가 차량을 이용해 도주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형법은 4촌 이내 인척이 친족의 도주에 조력한 경우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해 그를 체포하지는 않았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을 지명수배하는 등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미 외국으로 밀항했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피의자의 동선은 파악되지 않았다”며 “출국금지된 만큼 밀항을 시도할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11일 오후 1시 30분쯤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전자팔찌를 끊고 자취를 감췄다. 2020년 4월 수원여객 회삿돈 214억 원을 빼돌리는 등 라임 사태에 깊숙이 개입해 구속기소된 그는 전자팔찌 착용을 조건으로 풀려나는 ‘전자보석’ 신청을 법원이 인용한 덕분에 지난해 7월 석방됐다.
검찰은 올해 9월 김 전 회장에게 90억 원 추가 횡령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그가 밀항을 준비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달 26일에도 법원에 보석취소를 청구했지만, 서울남부지법은 김 전 회장이 사라진 뒤에야 보석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