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국제중 일반전형 경쟁률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부산국제중은 처음으로 30대 1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최근 학력 저하 우려가 커지면서, 학부모들이 중학교 단계부터 학업 관리 필요성을 느낀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원서접수 결과를 공개한 전국 4개 국제중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대폭 상승했다. 부산국제중은 지난해 27.9대 1에서 올해 30.8대 1로 올라 학교에서 공식 발표한 경쟁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대원국제중은 15.7대 1에서 20.9대 1로, 경기 가평의 청심국제중은 16.3대 1에서 17.2대 1로, 서울 영훈국제중은 8.4대 1에서 10.4대 1로 4개 학교 모두 상승했다. 경남 진주에 있는 선인국제중은 원서접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4개 국제중의 지원자 수도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5,643명에서 올해 6,735명으로 1,092명 늘었다. 이들 학교의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14.3대 1에서 17.2대 1로, 사회통합전형은 3.7대 1에서 3.8대 1로 높아졌다.
국제중의 인기는 다른 고등학교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진다. 외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난해 경쟁률은 2대 1 수준이고, 과학고의 평균 경쟁률도 3.6대 1에 불과하다. 물론 학교 수의 차이도 고려해야 하지만 국제중 입시 열기는 특목·자사고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연간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안팎의 교육비가 드는 국제중의 경쟁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학력 저하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게 입시업계의 중론이다. 우수한 학교를 선택할 때 그나마 선택지가 다양한 고등학교는 수요가 분산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은 중학교는 국제중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최근 일반 중학교에 보냈을 때 학력 측정이 제대로 안 된다는 점, 2025년 전면 도입될 고교 학점제와 정시 확대 기조 등을 고려했을 때 학부모들 사이에서 중학교 학업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름에 '국제'란 말이 들어가 있지만, 문이과 성향이 나뉜 것도 아니고 이과 교과 심화학습도 편성돼 있기 때문에 국제중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예전처럼 외국에 유학 보내기 힘들다는 점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국제중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원·영훈국제중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지정취소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사립초등학교가 인기를 끌었고 이것이 국제중 경쟁률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특목·자사고 선호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