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에어쇼에 참가한 항공기 2대가 12일(현지시간) 공중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미국 연방항공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 텍사스주(州) 댈러스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B-17 폭격기와 P-63 전투기가 비행 중 충돌한 뒤 지상으로 추락, 폭발했다. 두 항공기는 급히 고도를 낮추며 하강하는 과정에서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대원들이 긴급히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정확한 인명 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에릭 존슨 댈러스 시장은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댈러스 경찰, 소방당국과 함께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항공국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재향 군인의 날’(11월 11일)을 맞아 이날 행사를 주최하고 항공기를 소유한 단체 대변인은 “B-17 폭격기에 5명, P-63 전투기에 1명이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에어쇼 관람객에게 탑승권을 판매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소셜미디어에는 지상에서 거대한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현장 영상도 올라왔다. 한 목격자는 “충돌 장면을 본 모든 사람이 충격에 빠졌고 눈물을 터뜨렸다”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사고가 난 항공기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하늘의 요새’라고 불리는 B-17은 당시 미 공군 전력의 초석으로, 연합군 승리에 가장 크게 기여한 폭격기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폭격기로 꼽힌다. ‘킹코브라’라는 이름이 붙은 P-63은 1940년대 초 미국에서 개발됐으나 무기대여법을 통해 대부분 소련으로 넘어갔고 소련군에 의해 실전 투입됐다.
보잉사에 따르면 B-17 대다수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폐기됐고, 오늘날에는 박물관과 에어쇼에서만 간간이 볼 수 있다.
에어쇼에서 활용되는 구형 전투기 안전 문제는 수년간 제기돼 왔다. 2011년에는 네바다주 리노에서 에어쇼 도중 P-51 머스탱 전투기가 관중석에 추락해 11명이 숨졌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1982년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전투기와 관련된 사고가 21건 발생해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