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엘 푸이그(32·키움)는 더 이상 악동이 아니다. 메이저리그(MLB) 시절의 돌발 행동은 사라졌고 승리를 향한 열정만 남았다. 한국에 들어와 받은 심리 치료 덕이다.
푸이그는 3일 SNS를 통해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을 전했다. 푸이그는 “쿠바에서는 심리적 문제로 치료 받는 것을 남자답지 못한 일, 약자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오랫동안 문제를 안고 있었음에도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도 내게 정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구해보라고 말해준 팀이 없었기 때문에, 난 내가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심리적인 문제들은 미국에서의 돌발 행동과 선수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줬다. 푸이그는 MLB 데뷔 첫 시즌에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상 2위를 차지하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훈련 지각 등 불성실한 태도와 돌방 행동을 보이며 구단과 동료들의 원성을 샀고 정착에 실패했다. 푸이그는 2018시즌이 끝난 뒤 다저스에서 신시내티로, 다시 신시내티에서 8개월 만에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되는 등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 2020시즌부터 빅리그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도미니카 공화국 프로야구팀 토로스 델 에스테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 푸이그는 2021년 키움의 손을 잡았다.
KBO리그에 입성한 뒤 받은 심리치료가 푸이그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한국에 온 뒤 새 에이전트(리셋 카르넷)의 도움으로 내게 필요한 심리 치료를 받았다”며 "이제 난 다시 행복해질 수 있고 스스로에게 상처 주지 않아도 된다.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돌발 행동은 사라졌다.
타격감도 점점 올랐다. 전반기 70경기에서 타율 0.245 9홈런 37타점에 그쳤지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KBO리그 첫 해를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을 작성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타율 0.306(11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푸이그가 키움에 들어와서 속을 썩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고마운 선수다”라고 전한 바 있다.
푸이그는 "다행히 나는 아직 젊고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다"며 "운동선수들에게는 진심 어린 충고나 이야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말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