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히잡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는 이란을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서 내쫓겠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앞서 시위에 참가한 2,000여 명을 최고 사형 판결이 내려질 수 있는 공개 재판에 넘기고, 추후 유혈 진압 가능성도 경고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해 이란을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서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여성과 소녀의 권리를 조직적으로 유린하는 나라가 그 권리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국제기구나 유엔 기구에서 역할을 해선 안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 대해 "(위원회는) 여성 권리 증진과 여성 권리 분야에서 즉각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며 "이란은 여성 권리를 부인하고 자국민에 대해 잔혹한 탄압을 하면서 여성 지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히잡 시위에 참여하는 이란 국민에 "여러분을 보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면서 "전 세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는 여러분의 용기에 영감을 받았다"고 격려했다. 이어 "시위자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한 이란 정부 관리와 조직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유엔 여성지위원회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의 여성의 지위 향상에 관한 보고서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제출하고 필요한 사항을 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위원회는 경제사회이사회가 선출하는 45개국 대표(4년 임기)로 구성된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가 지난 9월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33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248명이 시위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