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관리 안 되는 LG엔솔 주주들 "수익률 87%, 효자가 따로 없다"

입력
2022.11.01 16:08
6.63% 급등, 56만 원대 안착
30만 원 공모주 안 판 주주들 화색
LG화학 장중 70만 원 터치

"LG에너지솔루션, 효자가 따로 없습니다."

1일 이 기업 주식을 55만9,000원에 전량 매도했다는 개인투자자 A씨의 말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주들은 유독 표정 관리가 안 됐다. 성장주를 중심으로 국내외 증시에 시련의 계절이 계속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유독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6.63% 오른 56만3,000원에 마감했다. 10월 이후 전날까지 4,400억 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이 이날도 1,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고, 기관도 160억 원어치를 샀다. 주가 상승을 틈타 개인은 1,140억 원어치 차익 실현에 나섰다.

LG화학의 전지 사업 부문이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월 코스피에 상장한 새내기주나 다름없다. 공모가는 30만 원이었다. 만약 공모주를 보유했다가 이날 장중 고가이자 종가인 56만3,000원에 매도했다면 수익률은 87.6%에 달한다. 올 들어 유독 하락폭이 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걸 감안하면, 효자 소리가 절로 나오는 수익률이다.

위기도 있었다. 전체 증시가 조정을 받은 데다. 성장주 고평가 논란까지 맞물리며 7월 주가는 35만2,000원까지 내렸다. 하지만 10월 들어 주가에 탄력이 붙더니 어느새 60만 원을 바라본다는 주주들도 많아졌다. 이날 주식 정보가 오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주식계좌의 유일한 빨간불, 시원하게 매도했다' 같은 글들이 올라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 주주 LG화학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이날 11.02% 급등한 6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82%까지 고점을 높인 LG화학은 올해 1월 이후 무려 10개월여 만에 70만 원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의 동력은 역시 실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 증가, 환율 상승 효과 등이 맞물리며 올 3분기 영업이익 5,219억 원 등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인 북미시장 진출 등을 바탕으로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68만 원(메리츠증권)까지 내다보고 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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