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중국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국인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이번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31일 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조기(弔旗)로 게양했다.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는 위로 전문을 보낸 데 이어 이웃나라로서 슬픔을 함께하겠다는 외교적 제스처를 한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이태원 참사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는 31일 참사 현장에 있었던 중국 유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유학생 장모씨는 "어떤 곳으로도 이동할 수 없었고, 사람들이 움직이는 흐름에 따라 움직여야만 했다"며 "숨쉬는 것조차 힘들었고 키가 작은 친구들의 얼굴은 앞 사람의 등에 짓눌려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학생 하모씨는 "밤 11시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이태원 거리가 구급차로 가득 차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 휴일 인파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태원의 비극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선 참사 직후 '이태원'이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31일에는 한국 정부가 희생자 유가족에게 장례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검색어 5위에 올랐다.
주한중국대사관은 공지를 통해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에게 "사람이 몰리는 혼잡한 장소에 가는 것이나 대형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피하고, 낯선 사람이 주는 사탕이나 음료를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번 참사의 사상자 중에는 중국인 6명(사망 4명, 부상 2명)도 포함됐다.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인 사상자 유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시신 운구를 포함한 장례 절차에 대해 논의 중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원하면 가장 빨리 입국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