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워커→에이스’ 김소니아의 화려한 변신…신한은행 개막전 승리

입력
2022.10.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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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우리은행을 떠나 인천 신한은행 유니폼을 새로 입은 김소니아(29)가 이적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리은행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블루워커’였다면 신한은행에서는 득점까지 책임지는 '에이스'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김소니아는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 개막전에서 23점 16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작성하며 팀의 84-77 승리를 이끌었다. 2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속에 김소니아는 42분 19초간 코트를 누볐다. 여자프로농구에서 개막전부터 연장을 치른 건 2000년 여름리그 삼성생명-현대전 이후 두 번째이며, 2차 연장은 처음이다.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겪었다. 우리은행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김단비의 보상 선수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2~13시즌부터 우리은행에서만 줄곧 뛰었던 터라 충격도 컸다. 하지만 새로운 팀에서 구나단 감독의 지휘 아래 에이스로 성장했다. 김소니아는 “우리은행에서는 수비 연습을 많이 했고, 몸을 쓰는 방법을 배웠다”며 “구나단 감독님에게는 공격 기술을 많이 배운다”고 두 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날 1,692명 만원 관중 앞에서 양 팀은 4쿼터까지 66-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차 연장에서도 75-75로 맞섰고, 2차 연장에서야 승부가 갈렸다. 신한은행은 김진영과 강계리의 연속 4점으로 앞서간 뒤 김소니아의 2점으로 81-75를 만들었다. 종료 1분 43초 전에는 김소니아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한채진이 3점 플레이를 연결해 승기를 잡았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와 더불어 김진영이 19점 13리바운드, 한채진이 10점 10리바운드로 나란히 더블 더블을 작성했다. 강계리와 김아름도 나란히 12점씩을 보탰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KB스타즈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국보 센터’ 박지수의 공백이 컸다. 또 간판 슈터 강이슬마저 4쿼터 후반에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흔들렸다.

한편,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로 이날 경기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예정됐던 식전 행사는 취소됐고, 경기 시작 전 양 팀 선수단과 관중들이 묵념으로 애도를 표했다. 선수들은 유니폼에 검은 리본을 달고 뛰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날부터 국가 애도 기간이 종료되는 11월 5일까지 경기장에서 묵념 등 추모 행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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