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매천시장 화재로 경매장과 점포 '비상'...몽골텐트 임시 가동키로

입력
2022.10.26 17:00
대구시 '농수산물 도매시장 화재사고 대책반' 가동
물량분산 차질 최소화 위해 온라인 거래 확대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전자금', '지방재정공제회 손해보상보험' 지원

26일 오전 10시30분 대구 북구 농수산물도매시장 농산A동. 이곳 중앙청과에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소방 및 경찰 감식반은 발화지점과 화재원인을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건물 오른쪽에는 몽골텐트 9개가 설치돼 상인들이 화재로 타지 않은 과일박스 등을 옮겨넣고 있었다. 한 60대 상인은 "상점 안과 저장고에 샤인머스켓과 배가 타버려 1억 원이 넘는 손해가 발생했다"며 "과일이 아닌 것은 보험도 받아주지 않는데다, 25일 경매본 2,000만 원치가 모두 손해로 이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형화재가 발생한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종사자와 출하자들이 화재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시는 임시 점포와 경매장을 우선 설치한 후 향후 건물을 새로 짓기로 했다.

대구시는 26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브리핑룸에서 '농수산물 도매시장 화재 피해 상황 및 향후 복구대책' 기자설명회를 열고 "상인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인 경매장과 점포를 임시로 설치해 신속히 정상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관계기관 및 화재피해 유통종사자와 대책회의를 열고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농수산물 도매시장 화재사고 대책반'을 가동했다. 시는 김장철 농산물 출하기에 화재에 따른 경매와 물량분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거래를 확대키로 했다. 또 도매시장 내 주차장 등을 활용해 임시경매장과 중도매인 점포를 설치하고 인근 도로를 주차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시는 피해 상인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전자금'을 지원토록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지원대상이 되면 7,000만 원 한도 내에서 2% 금리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대구시는 추가로 1%의 이자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또 대구시가 가입한 지방재정공제회 손해보상보험도 적극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구도 긴급 시설물 복구를 위한 폐기물 신속처리와 시장주차공간 부족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주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인근 도로사용 및 안전대책 수립에 나섰다.

정의관 대구시 경제국장은 "시장 유통종사자들과 얘기해니 영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주문이 가장 많아 임시로 경매장과 점포를 설치한다"며 "시장 이전이 추진되고 있지만 10년은 걸리기 때문에 임시 운영 후 정식으로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 상인들은 화재 시 경보음만 울렸고 스프링클러는 작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광역화재조사팀이 소화기 작동 여부를 감식 중이다.

정남구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지난달 시장 자체 소방점검 결과 유도등과 스프링클러 설치, 가스 누출 등에 대한 내용이 통보돼 다음달 20일까지 보완토록 한 상태"라며 "화재 원인은 정밀감식을 해봐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은 25일 오후 8시27분 불이 나 오후 11시59분쯤 꺼졌다. 이 불로 시장 내 농산A동 1만6,504㎡ 지상 2층 지하 1층에 입점한 152개 점포 중 69개가 불에 탔다.


전준호 기자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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