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만원 뺏으려고' 구치소 동기 살해 후 불 지른 30대 무기징역

입력
2022.10.25 12:57
향정신성의약품 먹여 잠들자 살해
화재 사고로 위장하려 불 지르기도

구치소 동기에게서 193만원을 가로채려 살해 후 시신까지 훼손한 3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부장 박현배)는 강도 살인과 현존건조물방화,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2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 B씨 집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섞은 술을 먹인 뒤 B씨가 잠들자 이불을 이용해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구치소 수감 중 알게 된 사이로 출소 후에도 친분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A씨가 B씨 계좌에 있는 돈 193만 원을 자신의 여자 친구 계좌로 빼돌리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B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자, A씨는 돈을 되돌려 줄 것처럼 유인해 B씨를 살해했다.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로 꾸미기 위해 방안에 불을 질러 시신도 훼손했다. 또 B씨의 휴대전화로 16차례에 걸쳐 115만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고, 154만원의 단기대출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피해자에게 먹여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까지 질렀다"며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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