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베트남법인이 한국식 야구를 전수받고 있는 베트남에서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부족한 예산으로 변변한 훈련장도 없이 고생하는 베트남 국가대표 야구팀을 위해 LG가 운동할 공간을 마련해주고 이들이 입을 유니폼까지 지원한 것이다.
현재 베트남 야구협회(VBSF)는 한국의 지도 아래 첫발을 내딛는 중이다. 야구에 대한 의지만 있을 뿐 실행 방법조차 몰랐던 VBSF는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과 박효철 초대 베트남 국대 야구팀 감독 등의 도움으로 그 형태를 조금씩 갖추고 있다. 이 전 감독 등은 지난 7월 호찌민에서 베트남 첫 국가대표 선발전을 진행해 39명의 상비군을 선발했다. 하지만 베트남 국대 야구팀은 상비군이 훈련할 정식 규격 야구장은 고사하고 연습장조차 구하기 어려운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들은 지난여름 야구복도 없이 하노이 인근 공터를 전전하며 기초 훈련에만 전념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LG전자 베트남법인은 즉시 베트남 야구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우선 하노이 미딩 지역에 연습장소를 마련해 시설 이용료를 전액 부담하고 LG 로고가 찍힌 야구 유니폼도 지급했다. 이와 관련, LG전자 베트남법인과 VBSF는 24일 LG전자 하노이 사무소에서 후원 협약식도 진행했다. LG전자 베트남법인은 "베트남에 진출한 지 27년이 된 LG는 베트남이 좀 더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이 높아지길 기원한다"며 "야구를 매개로 지속적으로 협력해 베트남 야구의 성장을 돕겠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연습장과 유니폼이 생긴 베트남 국대 야구팀은 잔뜩 고무된 표정이다. 박효철 감독은 "'시작이 반'이며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는다"며 "당장은 미약하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멋지고 행복한 대표팀을 꿈꾸며 신나게 치고 달려 보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이끌 베트남 국대 야구팀은 당장 이번 주부터 주 3회 강훈련을 시작한다. 베트남 국대 야구팀의 첫 목표는 내년 라오스에서 개최 예정인 'DGB대구은행배 인도차이나 야구대회'(가칭)와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 선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