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 국민의힘 경북 포항시의원(비례대표)은 지난 9월 초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포항지역을 강타한 이후 날마다 포항시 남구 대송면을 방문한다. 이 지역은 태풍 때 하천 ‘칠성천’이 범람해 800가구 이상 침수 피해를 입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복구 작업에도, 주민들은 일상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의원은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을 때면, 서둘러 일을 마치고 대송면으로 향한다”며 “태풍 피해 후 전국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고 전했다.
대송면은 농촌마을이라 70대 이상 노인들이 많이 산다. 시청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살피고 있지만, 태풍 피해가 워낙 광범위하고 심각해 미처 다 챙기지 못하는 부분들이 더러 있다. 더구나 전자제품 수리 신청만해도 휴대폰이나 인터넷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스마트 기기에 능숙하지 못한 고령의 이재민들은 접수부터 애를 먹는다. 이 의원은 “날이 갑자기 추워졌는데 보일러 수리 신청을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어르신들도 많았다”며 “시의원이라서가 아니라 주민 분들이 하나같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같아 도와드리러 간다”고 말했다.
이다영 의원은 1997년생으로 올해 만 25세다. 지난 6·1 지방선거 때는 대구·경북에서 최연소 당선자로 이름을 올려 주목 받았다. 20대 나이 어린 시의원이 매일 동네에 나타나 살갑게 어르신들을 대하자, 대송면 주민들도 이 의원을 ‘손녀딸’처럼 여기고 자신들의 고충을 속편하게 털어 놓는다.
이 의원은 “스물다섯 젊음이 가장 큰 자산이라 두 다리로 열심히 누빈다”며 “동료 의원들보다 사회생활 경험이나 연륜 등 여러 가지 부족한 게 많으니, 청년의 패기라도 내세워 더 뛰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해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마냥 지켜볼 수만 없어 나선 일인데, 오해를 산 적도 더러 있다. 이 의원은 “대송면 지역구 의원한테는 ‘고맙다’는 인사와 응원을 받았는데 정작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음 선거를 염두하고 설친다’는 핀잔을 들었다”며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대 ‘MZ’세대답게 주민들 고충 처리에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다. 전기장판과 이불이 부족하면 SNS에 올려 이재민들의 딱한 사정을 알린 뒤, 도움을 주겠다는 나선 단체가 나타나면 물품을 구입해 전달하는 모습까지 전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해 상세히 전달한다.
그렇다고 SNS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큰 사이즈 옷이 부족하다는 얘기에 대형 유통업체 5, 6곳에 일일이 손편지를 써 도움을 요청했다. 전화로 부탁하기에는 성의가 없어 보일 수 있고, 이재민들의 딱한 사정을 설명하기에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답은 이 의원의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이 의원은 “유명 백화점에서 흔쾌히 뜻을 밝혀 옷을 지원받게 됐다”며 “답이 올까 반신반의했는데 곧바로 연락이 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역 곳곳을 누비는 와중에도 ‘청년이 살고 싶은 포항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 초 대학을 졸업한 그가 시의원으로 정치에 뛰어든 이유도 자신처럼 지방대학을 나온 또래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잘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계획 때문이었다.
이 의원은 유명무실한 각종 청년지원 기구와 조직을 재정비하고 관련 조례를 개정해 지역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다영 의원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취업과 미래를 고민하던 대학생이었기에 MZ세대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청년들이 살고 싶어하는 포항이 되는데 의정활동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약력
△포항 흥해중 △포항 이동고 △위덕대 25대 총학생회장 △교육부 청년정책 자문역 △위덕대 간호학과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