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또 다른 계열사 샤니에서도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가 SPC그룹 전체에 대해 강력한 기획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SPC그룹은 계열사만 50여 곳에 달하는 만큼 상당히 강도 높은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고용노동부는 "최근 청년 근로자 끼임 사고에 이어 근로자 부상 사고가 발생해 앞으로의 사고 재발 위험과 국민적 우려가 큰 SPC그룹에 대해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감독 대상은 식품·원료 계열사의 전국 현장이다. 대표적으로 SPC삼립과 파리크라상, BR코리아, 샤니, 에스팜, SPL 등이 표적에 올랐다. 고용부는 "현장의 유해·위험 요인뿐 아니라 안전보건관리체계 등 구조적 원인을 점검·개선지도하며, 이번 주 중 감독 대상을 특정해 불시에 감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5일 발생한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던 23일 오전 경기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40대 근로자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번 정부의 조치는 한층 더 강력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지 겨우 이틀 만에 계열사에서 산재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SPC는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대기업 산재 사망사고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중대재해 및 산재 예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사고(7명 사망, 1명 부상)부터 이달 SPL 평택공장 끼임 사고(1명 사망)와 SGC이테크 안성 물류센터 시공현장 붕괴(3명 사망, 2명 부상)까지, 한 달간 주요 산업현장 사망자만 11명에 달한다. 고용부는 "SPC그룹뿐 아니라 전국의 식품혼합기 등 위험 기계·장비를 보유한 13만5,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6주간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 단속하고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대기업일수록 스스로 역량을 갖추고 효과적으로 사고를 예방해 나가야 하는데, 근로자가 사망까지 이르렀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다"며 "강력한 감독과 현장 지원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