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 4학년이나 졸업(예정)자 10명 중 7명이 구직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는 설문 결과가 23일 공개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예정)자 2,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학생 16.0%만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31.8%는 '의례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고, '거의 안 함'(26.7%), '쉬고 있음'(7.3%)이라는 응답도 34.0%나 됐다. 65.8%가 사실상 구직을 단념했다는 의미다.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로 ①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49.5%)가 가장 많았고, ②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14.5%), ③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4.5%), ④적합한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없어서(9.8%) 등의 순이었다.
구직자들은 취업준비기간이 6개월 이상 필요(66.3%)하다고 봤다. 1년 이상으로 내다본다는 응답 비중도 36.4%나 됐다.
취업준비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선 ①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신입채용 기회 감소(28.2%) ②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6.0%) ③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19.9%) 등으로 꼽았다.
구직활동을 적극 하고 있는 대학생조차 서류전형 합격률이 평균 35.8%(6.7회 지원해 서류전형 합격 2.4회)에 불과해 실제 취업문이 더 좁다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
이런 준비 기간은 최근 취업 환경이 더욱 악화한 데 따른 결과라는 판단이다. 실제 응답자의 29.6%가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좋다'는 응답(5.6%)의 5.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기업은 대기업(20.4%), 중견기업(19.0%), 공기업(17.8%), 정부(16.2%), 중소기업(11.9%), 벤처·스타트업(7.0%)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취업 희망 1위 기업인 공기업은 올해 세 번째로 밀렸고, 공무원은 지난해와 같은 순위였다.
희망하는 연봉으로는 3,000만~3,500만 원 미만(29.1%)이 이 가장 많았고, 3,500만~4,000만 원 미만(24.9%), 4,000만~5,000만 원 미만(12.7%), 2,500만~3,000만 원 미만(11.9%) 등으로 원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시장엔 벌써 겨울이 다가왔다"며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