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인수 20년...한국GM 사상 최대 1.1조 들여 만든 새 차로 탈꼴찌하나

입력
2022.10.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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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공장서, 한국GM 창립 20주년 기념식 개최
창원 9000억, 부평 2000억 '사상 최대' 투자
내년부터 차세대 소형 CUV 생산, 글로벌 판매
2023년, 8년 만의 흑자 전환 원년으로 삼을 방침
전기차 국내 생산 계획에 대해선 '확답 못해"



"한국GM은 올해 큰 변곡점을 지나, 내년 8년 적자를 끝내고 흑자전환에 나설 것입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한국GM의 로베르토 렘펠 사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인천 부평과 경남 창원 두 곳 공장에 1조1,000억 원을 투자, 내년 세계 시장에 내놓을 소형 크로스오버차(CUV) 신모델(프로젝트명 9BQC) 때문이었다. 2002년 10월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한국GM의 사연 많은 역사가 2023년을 계기로 새롭게 쓰일지 주목받고 있다.

렘펠 한국GM 사장은 19일 창원공장에서 열린 '한국GM 20주년 기념식'에서 "2022년은 한국GM에 중대한 변곡점이었는데, 내년부터는 연간 생산 50만 대를 달성하며 경영 정상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국GM의 연간 생산량(23만 대)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창원 9000억원·부평 2000억원…역대급 투자


렘펠 사장의 자신감은 한국GM의 생산 역량 강화에서 비롯됐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부터 창원공장에 9,000억 원, 부평공장에 2,000억 원을 각각 투자, 최신 생산 시설을 마련했다. 이번 투자는 한국GM의 20년 역사에서 가장 큰 액수다. 특히 창원공장은 3층 높이의 도장 공장을 새로 지었고, 지난해 9월~올해 3월 프레스·차체·조립 공장도 현대화했다. 덕분에 32대에 불과했던 창원공장의 시간당 생산 대수(UPH)는 60대로 늘어났다. 이는 전 세계에 있는 GM 사업장 중 생산 효율성이 가장 높은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GM이 대대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은 차세대 소형 CUV 생산을 위해서다. 이 차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한국GM이 맡았다. 미국에선 출시 전부터 사전계약 물량이 쌓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반응이 워낙 좋아 판매 걱정하지 말고 최대한 많이 만들기만 하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부평공장에서도 생산, '뷰익' 브랜드로 수출할 계획이다. 또 현재 주력 모델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량도 끌어올려, 한 해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멀티브랜드·전기차 추가…국내 전기차 생산 "확답 못해"


내년 흑자 전환을 위해 내수 판매 차종도 다양하게 갖춘다. 한국GM은 9월까지 국내에서 2만7,27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 줄어든 규모로, 르노코리아와 쌍용차에도 밀린 국내 최하위다. 이에 한국GM은 쉐보레, GMC, 캐딜락 등 '멀티브랜드' 전략과 함께 다양한 전기차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지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아시프 카트리 GM인터내셔널 생산 부문 부사장은 "현재 배정받은 차종으로만 공장이 100% 가동되기 때문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현재는) 생산할 여력이 없고 시설을 전환해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장은 "창원공장에서 CUV가 성공적으로 출시된 다음 부평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원=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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