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로 도심 속 버려진 공간 재생시키는 익산 청년작가들"

입력
2022.10.19 15:31
12명 참여 30여점 그리고 직접 설치
20~26일 100년 된 적산가옥서 전시 
낙후된 폐건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전북 익산지역 청년 예술인들이 원도심 속에 숨어 있는 폐공간을 활용해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이곳을 재생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익산시 갈산동에 자리한 적산가옥에서 '우리동네 한바퀴'라는 주제로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린다. 익산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인 모임인 '미담보담'이 주최하는 이 전시회는 100년된 원도심 속 폐공간인 적산가옥을 전시장으로 활용했다.

이들이 이곳을 선택한 것은 주위에 적산가옥 하나만 남아 있어 역사적 의의도 있지만, 이 모습이 마치 지방에 남겨진 청년예술가들의 상황과 닮았다는 이유다.

장민지(31) 미담보담 대표는 “이번 전시회는 버려진 폐공간인 적산가옥을 활용해 청년들과 지역의 공간을 연결하고 싶어 기획했다”면서 "청년 예술인, 지역 대학생들과 토론하며 주제를 다듬었고, 작업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장 대표를 비롯, 고진영, 박효준, 박지수, 정강, 임회정 6명의 청년작가와 이승현, 이도현, 오유림, 서가영, 김지우, 최정혁 예비청년작가인 대학생 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짐을 나르며 벽에 못질하고, 완성된 그림을 벽에 걸고 나서도 못내 아쉬워 붓을 꺼내고 물감을 덧대는 작업을 했다. 이들은 적산가옥을 보고 느낀 생각을 담아 그린 30여 점의 평면작품을 전시한다. 적산가옥이 50여 년동안 방치되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한 백승훈(54) 유건전력 대표가 전시회를 위해 전기시설과 전등을 무료를 설치해 주었다.



미담보담은 지난해 7월 일제강점기에 지은 춘포면 도정공장에서 '빛바램 춘포'를 처음 기획했고, 이어 지난해 11월 1925년 건립된 옛 이리금융조합에서 '선택, 그리고 변화’ 전시회도 운영한 바 있다.

고진영(31) 작가는 “전시작업은 폐공간의 재생 가능성을 실험하는 도전이며, 오랜 세월 잠들어 있던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이라며 “낙후된 공간을 재생하는 것처럼 익산의 자원을 활용해 익산의 청년들이 다시 일어나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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