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한글 공부를 하고 있는 할머니들이 한국화 전시회까지 열었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사무소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화 전시회에 작품은 내놓은 이는 손병분(89)·강갑남(88)·김쌍분(81)·박명숙(65)할머니.
이들은 양산면 호탄리의 ‘민들레 문해학습장’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수학 동문. 할머니들은 배우지 못한 설움을 풀기 위해 2016년 문을 연 이 문해학습장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는 학습장 측이 초빙한 전문 강사로부터 한국화도 배우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경로당이 문을 닫아 마땅히 갈 곳이 없던 할머니들은 그림 그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전시회에는 화선지 작품 20여점이 걸렸다. 농촌 들녘에서 소를 몰고 가는 아이,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 해바라기, 목단, 장미, 호랑이 등 소재가 다양하다.
하영자 지도 교사는 “네 분 모두 그림을 처음 그려보는 분들”이라며 “팔순이 넘어도 마음만은 청춘인 할머니들이 화선지 위에 진솔한 꿈과 인생을 풀어내셨다”고 평했다.
권순문 양산면장은 "배움의 열정을 보여준 할머니들이 작품 전시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