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차기 회장 선거를 놓고 권역별 지도자와 각국 참가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회장 당선 가능성이 멀어진 이장우 대전시장은 '공동회장 당선'으로 목표를 수정해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13일 UCLG 대전 총회에 참가한 각국 지방정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네덜란드 헤이그의 얀 반 자넨 시장과, 튀르키예(옛 터키) 코니아의 우구르 이브라힘 알타 시장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총회 개최도시 프리미엄을 가진 이장우 시장은 선거운동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인지도가 떨어지고,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카롤리나 코세 시장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회장 선거에는 이 시장 등 모두 4명이 입후보했다.
UCLG 사무국에 따르면, 임기 3년의 회장단은 대표 회장 1명과 공동회장 5명으로 꾸려진다. 회장 입후보자들을 상대로 13일 오후 1차 투표가 이뤄지며, 득표가 많은 후보 2명을 놓고 2차 투표가 이뤄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2차 투표까지 간 경우는 많지 않다. UCLG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 대략적인 민심이 확인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합의해 회장을 추대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공동회장 자리를 공략하고 있다. 이 시장은 “(UCLG 회장 선거에) 당선을 염두에 두고 출마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회장에 당선될 경우 해외 출장이 잦아 시정을 제대로 챙길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회장이 되면 매년 유엔 총회에 참석해야 하고, 최소 4차례 이상 UCLG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
문제는 공동회장 선거도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5명을 뽑는 공동회장직에 회장 후보 4명(당연 후보)과 중국 시안의 리 밍위엔 시장 등 모두 9명이 경쟁하고 있다. 현 UCLG 공동회장인 리 시장은 연임을 노리고 있다. 1명이 회장으로 선출되면 남은 8명 중 3명은 고배를 마셔야 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동회장 자리는 보통 권역별로 한자리씩 주어지는데, 이번엔 아시아태평양(ASPAC) 지역에서 한국과 중국 후보가 경쟁하게 됐다”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전시는 투표권을 가진 국내 11개 도시에 한 곳도 빠짐없이 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지원 사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경기, 제주, 경기 고양시가 이사회원이다. 투표권은 단체장 또는 국제관계 대사 등 대리인으로 한정한다. 선거 결과는 14일 폐막 행사 직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