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채널 구독증가 급선무...프란과 쇼츠 강화로 차별화해야[뉴스이용자위원회]

입력
2022.10.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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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 9월 회의 개최
"영상 콘텐츠 15분 내외로 짧게 편집해야" "
전세사기 등 정책변화 이끈 기획기사 돋보여"

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 18층 회의실에서 9월 정기회의를 열고 신문ㆍ온라인 콘텐츠를 평가·분석했다. 이날 회의에선 특히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집중 점검했다. 회의에는 양승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위원장)와 김여진(SBS M&C 차장) 손경호(케이스탯리서치 팀장) 이현우(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최원석(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동가) 최종헌(법무법인 YK 변호사) 한준희(고루레터 홍보팀 부장) 위원이 참석했다. 한국일보에서는 이충재 주필,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김정곤 뉴스룸 뉴스부문장이 함께했다.

손경호

유튜브 채널의 메인 콘텐츠 구성은 알고 싶고 파고 싶은 이슈, 정치인사이드, 지금 한국, 집 공간 사람, 국제 뉴스 등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특이한 점은 인기 동영상에 상위 랭크되는 것은 대부분 매시업이나 온에어 콘텐츠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인데, 제작 역량이 투입되지 않는 콘텐츠가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구독자 수 확보를 위해 새롭고 실험적인 주제를 다루지 않아도 되며 막대한 제작 역량 투입도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

동영상 콘텐츠 구독자 확보가 최대 과제인 가운데 다른 매체와 비교했을 때 한국일보 영상 콘텐츠에서는 ‘재미’라는 요소를 찾기 어렵다. 타 언론사 채널에는 스포츠, 연예, 건강, 재테크 등 대중성을 갖는 콘텐츠가 많은데, 한국일보도 이런 부분을 보강하면 구독자 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팬덤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 청소년,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기존 프란(pran)채널을 바탕으로 새로운 충성 구독자층을 확보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김여진

2개월간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 콘텐츠를 살펴본 결과, ‘알고 싶고 파고 싶은 이슈’와 ‘집 공간 사람’을 제외하고 업로드 주기가 일정치 않다. ‘지금, 한국’의 경우 한번에 보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길이가 긴(러닝 타임 25분30초) 콘텐츠가 있는가 하면, ‘국제 뉴스 : 세계를 보는 창’ 섹션은 상대적으로 최근 이슈를 다루지 않고 있다.

가장 효율적인 콘텐츠는 ‘쇼츠 섹션’이었다. 짧게는 25초, 길게는 1분 이내의 콘텐츠를 짧게 편집해 업로드한 것인데, 지난 2개월간 43개의 쇼츠가 업로드되었다. 총 조회수는 약 940만 회로 콘텐츠당 평균 약 22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쇼츠 아이템 선정에 더 집중해서 구독자 수와 조회수를 성장시키고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가는 방향성을 찾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한준희

디자인적 측면에서 한국일보 쇼츠를 조선일보나 한겨레와 비교했을 때 제목을 고정시키지 않아 어느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내용인지 한눈에 알기 어렵다. 같은 이슈에 대해 다뤄지는 쇼츠가 많은 만큼, 한국일보의 쇼츠인 것을 알 수 있는 최소한의 포맷이나 디자인을 설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유튜브 채널 배너의 경우에도 정치·사회·문화의 단편적 이미지를 모아 놓고 있어 한국일보의 색깔을 보여주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현재 배너에 한국일보 슬로건 ‘세상을 보는 균형’을 글자 그대로 명시하거나, 유튜브 채널 ‘정보’ 탭에 소개되어 있는 ‘공존, 통합, 사람의 정신으로 앞장서는 국내 유일 중도 정론지 한국일보’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이미지를 고안하는 등 한국일보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또 다른 채널인 프란의 경우도 소개글에 ‘프란(pran)’으로만 되어 있고 눌러서 들어가야 상세한 설명이 있다. ‘프란있썰; 프란 뒤에 사람 있어요!’ 코너 또한 소재목에 대한 가벼운 설명글의 추가를 제안한다.

최원석

동영상 콘텐츠 또한 ‘다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친절하고 꼼꼼할수록 좋아요와 구독을 더 많이 모을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알고리즘까지 영상을 띄워준다. 한국일보 유튜브 영상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밀크티’를 중심으로 왜 조회수가 수백대에 머물고 있는지 이유를 살펴봤다.

첫째, 영상이 너무 길다. 밀크티의 주력 콘텐츠는 인터뷰 혹은 대담 영상인데 2021년 12월에 발행한 첫 영상에는 당시 미디어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스트리트우먼파이터’(스우파) 출연자 댄서 가비를 섭외했다. 출연자에겐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춤과 음악이 없는 영상을 이야기만으로 끌고 가는 일이 가능할까? 시청자는 1시간 동안 시청할 만큼 인내심이 깊지 않다. 영상 조회수는 9개월이 넘는 게시 기간 동안 겨우 300회를 넘겼다. 1시간짜리 인터뷰 영상을 올린다면 기술적으로 ‘편집의 묘’를 살려야 한다. 유튜브 채널 ‘셀레브’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참고한다면 한국일보 스타일의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현우

태풍 ‘힌남노’ 관련 보도를 분석했을 때 한국일보는 ‘피해 복구’ 관련 토픽을 충분히 다뤘다. 다만 태풍이 지나가고 난 이후 기사 양이 급감했고 사후 복구 관련 토픽이 제일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후복구, 피해지원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종헌

8월 1일자부터 3일 동안 게재한 전세사기에 관한 기획기사는 다른 매체에서 다룬 기사에 비해 사기의 수법과 위험성, 전세 계약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하여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8월 9일 자 기획인 병역특례 또한 문제가 된 배경과 의미, 맥락을 자세히 설명해 BTS에 대한 감정적 평가보다는 객관적인 사실 전달을 도울 수 있었다.

19, 20일자 기획을 비롯해 한국일보는 꾸준히 마약에 대한 기획기사 등으로 그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는 데 노력해오고 있다. 다만 마약류에 중독되어 삶이 망가지는 사람들이나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실제로 이러한 점에서 엄히 처벌되고 있는 점에 대하여도 심층적으로 다뤄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기사를 추가로 다뤄 주면 좋겠다.

양승찬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서만 시청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조금 더 많이 편성되면 좋을 것 같다. 정치권의 이슈, 재난보도 등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겠다.

기획기사에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을 수 있다. 지난 7월의 결식아동 문제, 8월의 전세 사기 문제에 대한 지자체와 행정부의 변화와 정책 개선을 발견할 수 있어 매우 반가웠다. 향후에도 한국일보에서 지적된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 과정에 조금 더 주목하면서 담당 기관의 책무를 강조하는 보도가 지속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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