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신하균과 한지민이 다시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욘더'로 그려낼 지독한 사랑 이야기에 시선이 모인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욘더' 오픈토크에는 이준익 감독과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이 참석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 욘더를 마주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신하균은 아내 이후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 역을, 한지민은 죽음 후 욘더에서 새로운 삶을 맞은 재현의 아내 이후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욘더의 관리자 세이렌으로 분한다. 정진영은 욘더를 창조한 과학자 닥터K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배우들은 독특한 소재를 자랑하는 '욘더'의 완성도를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한지민은 이후가 초반에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인 만큼 그를 살아있는 인물처럼 표현해야 할지, AI처럼 그려내야 할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재현의 혼란스러움과 당황스러움에 집중해 연기하려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이정은은 "이런 장르는 처음이다. 내가 '저는 생각하는 것을 믿습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생각하는 게 구현된 결과에 대해 예측하고 생각하며 했다"고 밝혔다.
신하균은 "대본에 뺄 대사가 없다. 모든 대사가 정확하게 잘 전달돼야 끝까지 할 수 있는 책이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잘 전달하고 여백의 공간을 잘 채울 수 있을지, 보시는 분들이 욘더까지 가게 되는 과정을 내가 얼마나 잘 가이드 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어떤 면에서 죽음마저 극복하고 싶은 지독한 멜로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조금 어려운, 먼 얘기라고 느끼시지 않을 듯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정 그 자체로 따라가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신하균과 한지민은 2003년 방영된 MBC 드라마 '좋은 사람'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신하균은 한지민에 대해 "여전히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굉장히 많이 했다. 이렇게 말이 많고 목소리가 큰지 몰랐다. 즐겁게 작업했다"고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신하균은 한지민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칭찬하기도 했다. 또한 '욘더' 이후가 한지민과 잘 맞았다면서 "'정말 똑똑하고 영리한 배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지민은 '좋은 사람'을 촬영하던 때를 떠올리며 "드라마 주연을 처음 하면서 어렵고 당황스러운 것투성이였다. 대화를 아예 안 했던 듯하다"고 했다. 이어 "다시 작품으로 만나기 전에 미용실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작품을 하면 할수록 하균 선배님이 떠올랐다. 너무 아무것도 모르고 부족한 나랑 연기하는 게 힘들었을 듯해서 사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신하균에게 사과를 했다는 한지민은 신하균과 새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촬영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들은 '욘더'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길 원할까. 정진영은 "상관없을 듯하다. 기억만 해주신다면 좋을 듯하다. 굉장히 많은 작품을 접하지 않으냐. 기억나는 작품이라는 건 몇 개 없는데 그 중 하나가 된다면 영광일 듯하다"고 전했다. 이정은은 "지금을 충분히 즐기시길 바란다. '욘더'를 보실 때 그 순간을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욘더'가 다시 찾아보고 싶은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고 했다.
이 감독은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이 조금 더 선명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욘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욘더'의 마지막 부분에 '아름다운 기억이 소중한 것은 또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욘더'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소중하게 남아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욘더'는 오는 14일 티빙을 통해 첫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