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타자' 애런 저지(30ㆍ뉴욕 양키스)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클린 홈런왕'에 등극했다.
저지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원정 더블헤더 2차전에서 '1회초 선두타자 홈런'으로 역사적인 시즌 62호 아치를 그렸다.
이는 1961년 로저 매리스가 세운 양키스 소속 최다홈런이자 아메리칸리그 최다홈런 61개를 61년 만에 넘어선 신기록이다. 저지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배리 본즈(73개), 마크 맥과이어(70개ㆍ65개), 새미 소사(66개ㆍ64개ㆍ63개) 등 3명뿐인데 이들은 모두 내셔널리그 소속이었다. 무엇보다 3명 모두 금지 약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팬들은 저지를 진정한 홈런왕으로 평가한다.
저지는 경기 후 AP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매리스, 베이브 루스 등 역사적인 선수들과 함께 거론되는 건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모든 팬이 앉아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나도 안심했다"며 부담도 털어냈다. 아울러 "가족과 동료, 팬들 모두에게 고맙다. 특히 팬들은 상대 투수가 (정면 승부를 피하고) 내게 볼을 던지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내게도 특별한 경험이었고, 팬도 그 경험을 함께 공유했다"고 홈런 여정을 돌아봤다.
저지는 경기 시작 직후 텍사스 선발 제주스 티노코의 3구째 시속 142㎞ 슬라이더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9월 29일 토론토와의 경기에서 61호를 친 뒤 6경기 만에 홈런이 터진 순간 양키스 동료들은 홈 플레이트 앞으로 달려나가 신기록을 축하했다. 매리스의 아들 로저 매리스 주니어는 SNS를 통해 "역사적인 62호 홈런을 달성한 저지와 저지 가족들을 축하한다. 이제 MLB 팬들은 '클린 홈런왕'을 축하할 수 있다"라고 적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에 "새 역사를 썼다. 또 다른 역사도 쓸 수 있다"고 저지를 축하했다.
저지의 홈런공을 잡은 코리 유먼스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홈런공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경매 업체인 메모리레인 옥션이 저지의 62호 홈런공을 200만달러(약 28억4,000만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양키스는 2-3로 패했지만 또 한 명 대기록의 주인공을 배출했다. 선발 등판한 게릿 콜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248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던 콜은 1회말 선두 타자 네이트 로우를 8구 승부 끝에 삼진 처리하며 249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콜은 지난 1978년 론 기드리(248탈삼진)의 기록을 넘어 양키스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심진 기록을 새로 썼다. 콜은 6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아내 257탈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