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세대·여성… 전환의 시대에 공연 예술이 던지는 질문

입력
2022.10.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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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공연예술제 6~30일 대학로 일대
연극·무용·다원예술 등 23편 선봬

무용수로서 은퇴할 나이를 훌쩍 넘긴 머리 희끗한 78세의 남자 무용수 장(Jean)과 점프와 스핀을 즐기는 23세 무용수 위그(Hugues)가 대립하는 듯하면서도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해 가며 파드되(2인무)를 펼쳐 보인다. 두 몸의 만남이자 각기 다른 두 세대의 대화를 보여주는 무용 공연인 '제너레이션: 자화상의 결투'는 프랑스 안무가 파브리세 라말린곰(R.A.M.a컴퍼니)이 연출한 작품으로 지난 5월 독일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파브릭포츠담에서 초연됐다. 이후 7월 프랑스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과 액상프로방스에서 공연됐고 유럽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스파프) 초청작의 하나로 21~23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된다.

국내 대표적 공연예술과 해외 우수작을 소개하며 공연예술계의 동향을 제시해 온 국내 최대 공연예술축제 SPAF가 6~30일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해외작 5편을 포함한 연극과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 23편이 관객과 만난다.

22회를 맞은 이번 SPAF의 주제는 '전환'이다. 올해부터 5년간 축제를 이끌게 된 최석규 SPAF 예술감독은 "기술, 환경, 정치, 사회구조의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동시대 과제에 주목했다"며 "예술을 통해 기후위기, 환경, 나이 듦, 여성, 젠더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너레이션: 자화상의 결투'가 나이를 공연의 땔감으로 삼았다면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잠자리 연대기'(8, 9일)는 어르신들의 사랑과 성(性)을 다룬다. 극단 호랑이기운의 '콜타임'(6~9일)은 예술계 여성의 분투기를 그린다. 프로젝트 공연그룹 '무제의 길'의 '움직이는 숲 씨어터게임 1.0'(29, 30일)은 기후위기를 다룬다.

창작 집단 ‘바키(VaQi)’의 실험극 ‘섬 이야기’(20~23일)는 특정 지역을 다루는 주제가 여러 공간과 연결되는 '지역성'의 확장성에 주목한 신작이다. 제주공항 활주로 아래서 70여 년 만에 발굴된 수백 구 유해를 통해 4·3 사건을 되짚은 작품이다. 독일 극단 리미니 프로토콜의 '부재자들의 회의'(20~23일)는 공연이 진행되는 지역의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실험적 공연이다. 그밖에 일본 안무가 히로아키 우메다의 기술 융합형 공연 '더블빌', 프랑스 컴퍼니XY의 '뫼비우스'(14, 15일) 등도 관심을 모은다.

올해 SPAF는 완성형 공연뿐 아니라 예술가들의 창의적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워크숍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장애 관객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6편의 공연은 한글 자막, 수어 통역, 음성 해설 등을 제공하는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진행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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