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가 4일(현지시간) 동성 커플의 결혼과 자녀 입양을 합법화했다.
외신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48대 29로 통과시켰다. 이번 표결은 슬로베니아 헌법재판소가 지난 7월 의회의 동성 결혼 차별을 6개월 이내에 시정하라는 명령을 내린 데에 따른 것이다.
앞서 슬로베니아는 2017년부터 동성 커플의 결혼식을 허용해 왔으며 이성 부부가 누리는 것과 대부분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왔다. 그러나 이런 결혼은 법률적으로는 '동반자 결합( partnership union)'이라고 따로 불렸으며, 이들이 자녀를 입양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날 법률이 통과하면서 동성 결혼도 이성 커플의 결혼과 마찬가지로 '결혼(marriage)로 불리게, 자녀 입양 등 모든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법안을 두고 지난달 30일 의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시몬 말리예바치 노동 가족 사회 평등부장관은 "이번 법개정으로 우리는 성적 차이가 차별로 연결되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을 확고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세계의 30개국 이상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슬로베니아도 마침내 유럽과 세계의 수많은 다른 나라들처럼 이성부부와 동성부부가 똑같은 권리를 누리는 평등한 나라에 합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법개정은 중도좌파의 총리 로베르트 골로프가 초안을 마련해 상정했다. 중도 우파 정당들은 이번 법 개정이 어린이들이 엄마와 아빠를 가질 권리를 박탈한다고 주장하면서 반대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