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라미란, 코미디로 증명한 진가

입력
2022.10.06 09:14
권상우, '위기의 X'로 이끌어낸 호평
라미란, '정직한 후보2' 이어 '컴백홈'까지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웃지 않는 시청자들이 수두룩하다. 베테랑 코미디언들조차 어려움을 느낄 만큼 타인에게 웃음을 안기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부 배우들은 끊임없이 이러한 일들에 성공해내고 있다. 배우 권상우와 라미란이 대표적이다.

권상우는 최근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위기의 X'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은 인생 최대 하락장을 맞은 위기의 a저씨가 인생 반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권상우는 a저씨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자아도취에 빠진 a저씨의 유쾌한 내레이션, 원형탈모·발기부전 등의 독특한 설정, 임세미 성동일을 비롯해 많은 출연자들과 보여준 케미스트리가 눈길을 끌었다.

'위기의 X' 속 권상우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빛을 발했다. '위기의 X'는 웨이브 전체 신규 유료 가입자 견인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부문에서는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애청자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상 후기를 남기며 '위기의 X', 그리고 권상우의 활약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권상우는 이전에도 코미디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내왔다. 영화 '히트맨'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실수로 딸의 발에 맞아 코피를 흘리는 모습을 통해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때로는 짙은 카리스마를 뽐내고 때로는 제대로 망가지는 연기를 소화하는 권상우의 모습은 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권상우는 앞서 성동일과 호흡을 맞춘 영화 '탐정: 더 비기닝' '탐정: 리턴즈' 등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라미란 역시 코믹 연기로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2'는 코미디 작품 속 그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정직한 후보2'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과 그의 비서 박희철이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며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라미란은 주상숙 역으로 다시 한번 활약했다.

앞서 라미란은 2020년 개봉한 '정직한 후보'에서 주상숙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정직한 후보'를 본 관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 포털사이트 영화 페이지에는 '정직한 후보'와 관련해 "라미란이 살린 영화다" "라미란 연기를 재밌게 봤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라미란은 오는 5일 개봉하는 '컴백홈'으로도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컴백홈'은 '정직한 후보2'와 마찬가지로 코미디 영화다. 모든 것을 잃고 15년 만에 고향으로 내려오게 된 무명 개그맨 기세가 거대 조직의 보스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라미란은 기세의 첫사랑인 영심 역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길 것을 예고했다.

라미란은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당시 "코미디 영화라서 상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상우 라미란 등 일부 배우들 덕에 K-코미디 영화의 위상은 조금씩 높아지는 중이다. 다른 장르는 물론, 코미디로도 저력을 드러내고 있는 이들의 이어질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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