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인 ‘대한민국 프로야구(KBO 리그)’가 출범 40년을 맞이했다.
지난 40년 동안 꾸준한 발전을 이어왔을 뿐 아니라 여러 문제와 어려움 등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는 일도 있었고, 일부는 ‘철저한 처단’을 필요로 했던 일들도 많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 스포츠에 올랐음에도 최근 아구계에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 그리고 국제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한 여러 변화와 자체적인 노력 등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터스포츠 역시 지난 1987년 첫 공식적인 대회를 시작하며 40년 가까운 시간을 흘렀지만 아직도 ‘대중들에게는 낯선’ 프로 스포츠 분야로 인식되고 있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국내 모터스포츠 전반에 걸쳐 관리 감독을 담당하는 ‘대한자동차경주협회’ 스스로 도약기로 진단하고 있는 현재, 국내 모터스포츠의 문제점, 그리고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스톡카 레이스의 폐쇄성
국내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레이스 카테고리라 한다면 단연 ‘아시아 유일의 스톡카 레이스’의 주인공 슈퍼 6000 클래스(삼성화재 6000 클래스)라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약 중인 ‘스톡카’는 지금은 스톡카 프로 시리즈(Stock Car Pro Series)로 명명된 ‘브라질리언 스톡카 챔피언십’에 사용되었던 스톡카를 기반으로 꾸준히 개량과 개선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게 됐다.
국내 스톡카 레이스에 대해 여러 문제, 아쉬움 등이 있지만 분명 ‘통일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운영의 편의성은 물론 V8 6.2L 엔진을 앞세운 걸출한 출력의 매력은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하지만 국내 모터스포츠의 상위 클래스가 ‘스톡카 레이스’ 단 하나라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나아가 이러한 스톡카 레이스와 선수들의 기량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어려운 '폐쇄적인 대회'라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참고로 이는 ‘스톡카 레이스’의 수준이나 규격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실제 국내 슈퍼 6000 클래스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로컬 모터스포츠 카테고리로는 뛰어난 퍼포먼스를 과시하는 대회다.
다만 이러한 매력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스톡카는 레이스카의 퀄리티 및 안정성 부분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있겠지만 레이스 자체의 수준은 상당히 높다.
특히 대회에 출전 중인 선수들은 국내 모터스포츠에 있어 최고의 기량과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다. 특히 국내는 물론 더 넓은 범위의 선수들과 경쟁을 하더라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전처럼 슈퍼레이스의 해외 경기가 있는 것도 아니며, FIA GT3, GT4 레이스카가 달리는 해외의 대회와 함께 치르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게 느껴진다.
좁지만 고립되고 있는 선수 풀
대한민국은 자동차 생산 능력이 큰 국가 중 가장 작은 수준의 모터스포츠 산업 규모를 갖고 있다. 모터스포츠 인구는 물론이고 관련 산업의 현실은 무척 비좁게 느껴진다.
그러나 국내 모터스포츠 카테고리 및 대회는 무척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실제 카트는 물론이고 작은 규모지만 포뮬러 레이스도 있고, 국내 모터스포츠의 중심이 되는 투어링카 대회 등이 다채롭게 전개되고 있다.
다만 ‘선수들의 성장’ 혹은 활동하는 단계적 구조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실제 유소년 시절을 보낸 후 ‘성인 무대’에 출전할 수 있는 연결점도 제한적이며, ‘프로 무대’의 단계 역시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 사이의 간격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 차이는 물론이고 ‘심리적인 거리’가 발생해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물론 ‘새로운 프로 선수의 등장’에도 어려움이 있다.
물론 일부 아마추어 선수와 프로 선수들 사이에는 나이나 활동 무대 등의 이유 등 여러 ‘친분 관계’ 있지만 ‘스포츠 산업으로의 모터스포츠의 가치’가 다소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빈약한 유망주 육성 및 관리
새로운 도전자가 쉽게 등장하기 어렵다는 점도 국내 모터스포츠의 문제점 중 하나다. 대한민국 역시 유소년 선수들이 카트를 시작해 ‘엘리트 레이스 육성 코스’를 거친다.
그러나 카트 이후 ‘정규적인 코스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실제 카트 레이스 이후 발전형이라 할 수 있는 포뮬러는 ‘성장을 통해’ 출전할 수 있는 프로 수준의 대회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주류를 잡고 있는 투어링 카 레이스의 경우는 대회의 배경, 그리고 출전 자격 등의 어려움도 있다. 애초에 아마추어 레이스의 비중이 크고, 혹 프로급 대회라 하더라도 ‘신인’을 선발하고 육성하기엔 부담스럽다.
게다가 일부 대회의 경우에는 선수들의 나이 등으로 인해 투어링카 레이스에 출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 보니 카트 무대에서 활약을 했다 하더라도 ‘프로 무대’에 얼굴을 비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전세계 모터스포츠 산업에 있어 ‘젠틀맨 드라이버’들이 프로 선수로 성장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공식적이고 체계화된 교육 및 육성을 통해 ‘양질의 유망주’의 등장이 요원하다.
국내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의 과거 사레를 본다면 비교적 작은 산업 구조를 가진 모터스포츠 역시 우수한 유망주 육성 시스템 및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분명한 필요성이 있다.
게다가 과거에는 모터스포츠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학과에 입학할 수 있던 ‘기능실기우수자 전형’ 즉, 특기생 전형이 존재헀던 것을 모터스포츠 산업 및 협회 등의 문제로 지켜내지 못한 현실은 분명 개선해야할 숙제일 것이다.
즉, 국내 모터스포츠 유망주 육성은 ‘엘리트 스포츠’의 형태를 갖췄지만 엘리트 스포츠의 요소나 기능들을 하지 못함에 있다.
빈약한 투자 설득력
프로야구를 비롯해 프로축구, 프로농구 그리고 프로배구 등 국내 각종 프로 스포츠들은 기업들의 홍보, 마케팅 활동의 수단으로 ‘투자’ 개념의 활동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E-스포츠 부분으로 활동의 범위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도 다채로운 브랜드들과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역시 이러한 자본을 토대로 선굵은 활동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응원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국내 모터스포츠는 ‘기업들의 참여’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CJ와 현대자동차, 타이어 업체 등 일부 기업들의 투자 및 관심이 존재하지만 분명 여느 프로 스포츠 산업과 비교를 한다면 아쉬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에 있어서는 여러 분석이 따른다. 일각에서는 홍보와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도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지적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과거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할 시절의 아쉬운 실적’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고, 관심을 갖고는 있으나 모터스포츠라는 스포츠 분야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프로 스포츠 무대에 자본이 모이지 않는 상황을 보다 냉철하고, 정확히 판단할 시점이다.
서킷의 생존성 결여
대한민국의 전역에는 최근 개장한 한국타이어의 테크노링과 BMW 드라이빙 센터의 트랙 등과 같이 폐쇄적 공간을 제외한다면 네 곳의 서킷이 존재하고 운영되고 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무대였던 KIC(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과 강원도 인제의 테크니컬 서킷인 인제스피디움, 국내 모터스포츠의 메카라 불렸던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그리고 강원도 태백의 태백 스피드웨이가 있다.
대한민국 인구 절반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수도권 서킷이 한 곳에 불과하고, 가장 큰 서킷은 남해 앞에 있는 구조적 한계들이 있다. 덕분에 모터스포츠 대회 및 소수 마니아들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태백 레이싱파크는 ‘온전한 모터스포츠 대회’를 운영하기엔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서킷의 구조적 특성 상 제약이 많고,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서킷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물론 국내의 트랙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라이선스를 운영하고 트랙 체험 및 주행 프로그램, 모터스포츠 대회 및 브랜드의 행사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고 있지만 ‘부지 규모 대비 수익성’을 고려한다면 아쉬움이 있다.
서킷 고유의 역할, 그리고 본연의 자치를 유지하면서도 서킷 운영의 안정과 새로운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보다 우수한 사업성을 확보할 아이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과 그 주변에서 드러나는 여러 문제는 비단 최근의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미 일각에서는 상기된 문제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전개하고, 새로운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아직 온전한, 그리고 보다 안정적이고 이상적인 대책과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대한자동차경주협회는 물론이고 모터스포츠 산업의 각 인사 및 관계자들이 산재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