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생산이 지난달 14% 감소(전월 대비)하며 2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두 달 연속 줄어 경기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8월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는 117.4(2015년=100)로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5월(0.7%)과 6월(0.8%) 증가하다가 7월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생산(-1.6%)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1.8% 줄어든 여파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4.2% 줄어 7월(-3.5%)에 이어 두 달 연속 뒷걸음쳤다. 2008년 12월(17.5%) 이후 최대 낙폭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7%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줄어든 건 2018년 1월(-1.7%)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에 따른 수출 정체에다,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정보기술(IT) 수요까지 줄면서 재고가 쌓이고 생산이 감소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학제품(-5.0%)과 전기장비(-4.4%) 등의 생산도 전월보다 줄었다.
반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4.3% 증가해 2020년 5월(4.6%)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3월(-0.7%)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걷다가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투자도 증가로 돌아섰다. 7월 3.5%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8월 8.8% 늘었다.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신설, 반도체 장비 도입 지속 등으로 장비 수입과 기계류 투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어 심의관은 “소비·투자가 늘었지만 지난달에 이어 경기 회복 또는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3)는 0.2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경쟁적인 긴축 정책 등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 우려 탓이다. 기획재정부도 “세계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