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특정 업체 봐주기로 13억 손해 끼친 공기관 간부 고발

입력
2022.09.30 11:03
HUG 감사서 전세금 반환 지연 등 드러나
"담당 간부 외에 사장도 책임 배제 못 해"

국토교통부는 특정 건설업체의 신용등급을 4단계나 올려주는 특혜로 회사에 13억 원의 손해를 끼쳐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간부 A씨를 형사고발한다고 30일 밝혔다.

국토부가 6월부터 HUG를 종합감사하는 과정에서 특정 건설업체의 신용등급이 정당한 사유 없이 BB+에서 A+로 상향된 사실이 드러났다. HUG는 업체가 제출한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과 향후 경영성과 전망을 토대로 등급을 올려줬다고 해명했지만, 국토부 감사에서 본사 간부 A씨가 해당 영업지사에 여러 차례 등급을 올려주라고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해당 영업지사에서 등급 상향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자, 해당 지사장을 다른 지역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 낸 정황도 드러났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HUG 종합감사 과정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보증 가입 대상이 아닌데도 임차인에게 사전 설명 없이 보증료를 받고 서류 보완 등을 이유로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자에게 전세금을 1개월 늦게 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저가 항공을 이용하고도 KTX 특실을 이용한 것처럼 정산해 출장비를 과다하게 수령한 일부 직원의 비위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배임 혐의를 받는 담당 간부 외에도 사장의 책임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해 감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부당한 업무 지시나 인사 전횡이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위법 행위가 밝혀지면 고발이나 수사의뢰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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