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이정후(24·키움)가 데뷔 후 가장 눈부신 성적으로 2022시즌 완주를 앞두고 있다. 시즌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타격 5개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라 개인 첫 최우수선수(MVP) 타이틀도 눈앞에 다가왔다. 이정후가 MVP를 수상하면 아버지 이종범(1994년)의 대를 이어 프로야구 최초 ‘부자 MVP’가 나온다.
이정후는 26일 현재 137경기에서 타율 0.348(1위)에 22홈런(공동 6위) 109타점(1위) 80득점(공동 6위) 184안타(1위) 장타율 0.577(1위) 출루율 0.420(1위)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과 득점을 제외하고 타격 5개 부문 선두다. 7월에 월간 타율 0.290으로 살짝 주춤했을 뿐 8월 0.340, 9월 0.408로 금세 제 자리를 찾아갔다. 특히 시즌 막바지로 접어든 최근 5경기 타율은 0.571(21타수 12안타)에 달한다.
만 24세에 타격 5관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면 아버지의 뒤를 따른다. 이종범도 1994년 만 24세 때 타율(0.393)과 최다 안타(196개) 도루(84개) 득점(113점) 출루율(0.452) 등 5개 타이틀을 가져가며 MVP 영예를 안았다.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도 달성했다.
이정후의 MVP 경쟁자는 타격 5개 부문 2위에서 추격 중인 호세 피렐라(삼성)다. 피렐라는 타율(0.342)과 타점(102점) 안타(179개) 장타율(0.558) 출루율(0.415)에서 모두 2위다. 피렐라의 잔여 경기는 9경기, 이정후는 4경기만 남겨둬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마운드 쪽에서는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 중인 김광현(SSG)이 시즌 막판까지 1점대를 유지하면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후 처음 나오는 대기록이라 표심이 움직일 수 있다. SSG가 우승까지 차지할 경우 팀 성적 프리미엄도 생긴다. 212탈삼진으로 ‘닥터K’를 예약한 안우진(키움)도 잔여 경기에서 지난 시즌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의 최다 탈삼진(225개)을 넘긴다면 MVP를 기대해 볼만하다.
이정후는 “매일 경기에 나오는 야수가 (MVP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투수는 따로 상(사이영상)을 주더라”고 MVP 욕심을 슬쩍 내비쳤다.
하지만 KBO리그는 투수 MVP가 곧잘 나온다. 지난 6년간 MVP 수상자는 투수 4명, 야수 2명이다. 투수 출신 김원형 SSG 감독은 “투수는 18승 이상 혹은 20승을 해야 MVP를 받았다. 굵직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며 “현대 야구에서 선발투수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김광현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