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응급환자의 절반 이상은 '골든타임'(적정 시간)이 지나 응급의료기관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 부족이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중증 응급환자 이송 80만7,131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만410건(52.1%)은 골든타임을 넘겼다.
질환별로는 중증 외상(53.4%), 심근경색(53.2%), 허혈성 뇌졸중(49.2%) 순서로 적정 시간 내 미도착률이 높았다. 질환별 적정 시간은 △중증 외상 1시간 이내 △심근경색 2시간 이내 △허혈성 뇌졸중 3시간 이내다. 1분 1초가 생사를 좌우할 수 있어 신속한 이송과 진료가 중요하다.
연도별 적정 시간 내 미도착률은 △2018년 50.8% △2019년 50.7% △2020년 51.7% △2021년 53.9%로 계속 높아졌다. 올해는 6월까지 55.3%로 더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광주(61.4%)가 적정 시간 내 미도착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59.7%) 대구(59.4%) 대전(55.9%) 전북(54.5%) 서울(53.7%) 부산(52.1%) 순이다. 인천(43.0%)은 가장 낮았다.
인천과 울산(49.1%)을 제외하면 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은 물론 부산, 광주, 대구, 대전의 미도착률도 50%를 상회한 것이다. 지난 7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처럼 대도시도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이다.
매년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하는 응급환자 이송이 늘고 있는데도 복지부의 관련 사업 일부 예산은 계속 불용처리되고 있다. '중증외상 전문진료체계 구축' 사업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매년 30억~90억 원이 사용되지 않았다. 권역외상센터 의료진 채용 미달로 인한 인건비 미지급 등이 원인이다.
최연숙 의원은 "응급환자의 절반 이상이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 인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며 "정부는 공공의료정책 확대 등 의료진 양성과 지역별 적정 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신속한 이송·진료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