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금지, 택배 검열'... 중국, 당대회 앞두고 숨막히는 통제

입력
2022.09.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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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20차 당대회 앞두고 보안 강화
"활동가 구금... 중국 치고도 이례적 통제"

중국이 다음 달 개막하는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숨막히는 사회 통제에 나섰다. 드론 등 저공 비행체 비행을 금지했고 우편물을 검열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반대하는 반체제 인사들은 수도 베이징 바깥으로 내쫓기고 있다.

"베이징행 우편물 다 들여다본다"

22일 중국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국가안전부·국가우정국 등 3개 기관은 '물품안전관리 강화에 관한 고시'를 발표하고 "20차 당대회 기간에 우편물 안전 검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모든 택배 업체는 우편물 발송인의 신분증을 먼저 확인해야 하며, 신원이 확인된 발송인의 물품만 배달할 수 있다. 우편물 수령자 역시 우편물에 적힌 본인이어야 물품을 받아 볼 수 있다. 신원 확인이 되지 않으면 배송이 중단된다.

당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으로 향하는 우편물은 발송 전 보안 검사와 소독 작업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택배 물품을 하나하나 확인한 뒤 문제가 없는 우편물만 베이징으로 배송된다. 보안·소독 검사를 받았다는 딱지가 붙어 있지 않은 우편물은 반환 조치된다. 화약류, 칼, 폭탄 등 위험 물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체제 인사 베이징 밖으로

당대회 기간 베이징 하늘도 철저히 통제된다. 베이징시는 지난 15일 고시를 통해 "어떤 목적이든 모든 단체와 개인이 저속·소형 비행체를 날리는 행위는 10월까지 금지된다"며 "어기면 법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행 금지 대상에는 드론, 초경량 항공기, 열기구, 패러글라이더 등이 포함됐다. 비행체 또는 비행체 부품에 대한 배송도 전면 금지된다.

중국 당국은 여론 통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1980년대부터 반체제 활동을 해온 지펑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나와 내 친구들은 지금 '강제 휴가'로 집에서 모두 쫓겨나고 있다"며 "당대회가 끝나야 베이징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전역에서 수천 명의 다른 활동가들도 집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공공연하게 비판한 라오둥옌 칭화대 교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차단했다.

선전시에서 활동하는 인권 운동가 린셩량은 "베이징에서 한참 떨어진 장시성에서도 많은 활동가들이 구금돼 있다"며 "민감한 정치 행사를 앞뒀다고 해도 이 정도 수준의 보안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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