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작전명 '사이렌'을 가동한 건 5월 2일. 7인의 요원을 태국 관세총국, 방콕 수완나품공항에 은밀히 파견하고 비상본부를 꾸렸다. 전 세계 마약류의 25%를 생산하는 '동남아 골든트라이앵글(태국, 미얀마, 라오스 3국의 접경지대)'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몰래 들어오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과 태국의 관세당국이 펼친 공조 작전이었다.
양국 정보요원은 관세당국 간 실시간 마약류 밀수 동향 정보를 공유하고 경보를 발동한 후 검거한다는 의미의 작전명 사이렌대로 움직였다. 8월 말까지 4개월 동안 뭉친 양국은 필로폰 22kg, 필로폰과 카페인을 혼합해 캡슐로 만든 야바(YABA) 28만8,241정 등을 적발했다. 392만 명이 동시에 투약하고 23만 명을 중독시킬 수 있는 위험한 양이었다.
양국이 함께 잡은 마약류 밀수는 35건으로 작전 시행 이전 4개월(1~4월) 11건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밀수 경로는 29건인 국제 우편이 특송화물(4건), 항공 여행자 휴대품(2건)을 압도했다. 국제 우편은 특송화물보다 저렴하고 주고받는 사람 정보가 불명확해 추적이 어려워 밀수에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이 다른 국가 관세당국과 이렇게 공조 작전을 실시한 건 처음이다. 양국 관세당국은 20일 서울에서 모여 사이렌 작전의 성과를 평가하고 최근 마약 적발 동향·적발 기법을 서로 나눴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마약류 공급지와 소비지의 관세당국 간 합동 단속이 글로벌 마약 공급망 차단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확인했다"며 "마약류 주요 공급지역 국가들과 합동 단속을 확대하고 밀수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