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역대급 홈런왕 펑펑 터지는데…한국은 아직도 박병호

입력
2022.09.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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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의 역대급 거포들이 홈런을 펑펑 터뜨리고 있다.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는 60홈런 고지까지,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는 일본인 최다 홈런까지 1개만을 남겼다. 그에 비하면 KBO리그는 초라하다. 30대 중반의 박병호(36·KT)가 아직도 리그 1위(33개)다. 2위 피렐라(25개·삼성)와 격차도 상당해 박병호의 홈런왕 등극은 유력하다.

저지는 19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8·59호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14일 보스턴전에서 56·57호 연타석 대포를 날린 이후 5일 만에 다시 나온 멀티 홈런이다. 저지의 홈런 2방을 앞세운 양키스는 12-8로 이겼다.

저지는 남은 16경기에서 대포 한 방만 더 날리면 2001년 배리 본즈, 새미 소사 이후 21년 만에 60홈런 고지를 밟게 된다. 단일 시즌 60홈런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8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고, 60홈런을 넘긴 타자도 5명에 불과하다.

다만 본즈(76홈런)와 소사(66·64·63홈런) 마크 맥과이어(70·65홈런)는 약물 복용 전력 때문에 팬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면 1927년 베이브 루스(60홈런), 1961년 로저 매리스(61홈런)는 '청정 홈런왕'으로 분류되는데 저지는 매리스 이후 31년 만에 '깨끗한 60홈런 타자'가 된다. 아울러 저지는 1961년 당시 양키스 소속이었던 매리스의 아메리칸리그·양키스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경신도 노린다.

일본도 신형 거포 무라카미의 역사적인 홈런쇼에 들썩이고 있다. 55홈런을 기록 중인 무라카미는 남은 12경기에서 1개를 더 치면 오사다하루(왕정치)를 넘어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쓴다. 5개를 보태면 2013년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홈런(60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반면 한국은 홈런 이슈가 전혀 없다. 홈런 레이스를 압도적으로 주도했던 박병호마저 발목을 다쳐 시즌 아웃 돼 40홈런 타자조차 구경을 못하게 됐다. ‘국민 타자’ 이승엽, 박병호 이후 5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대형 거포 계보도 끊기기 직전이라 국제 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는 “일본에서 정말 대단한 젊은 거포가 탄생했다”며 "홈런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선수가 등장하면 야구장 분위기가 달라진다. KBO리그에도 그런 타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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