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경량화에 대한 포르쉐의 경험, 그리고 자신감 – 포르쉐 935/77 베이비

입력
2022.09.21 13:30

스포츠카의 아이콘, 그리고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포르쉐’가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포르쉐코리아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포르쉐 이코넨, 서울 (Porsche Ikonen, Seoul) – 스포츠카 레전드(Sportscar Legends)’를 통해 브랜드 역사에 있어 특별한 기록과 잊지 못할 기억을 품은 여러 차량들을 선보인 것이다.

포르쉐 이코넨, 서울 현장에서는 1970년대, 포르쉐 스프린트 레이스 부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레이스카 ‘935/77 베이비’ 또한 전시되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마티니 레이싱의 데칼이 돋보이는 935/77 베이비는 과연 어떤 차량일까?

스프린트 레이스를 위해 등장한 새로운 935

근래의 모터스포츠 활동은 통상 범용적인 레이스카(FIA GT3 등)로 여러 대회를 대응하지만, 당시에는 워낙 다채로운 대회, 운영 규정으로 인해 수많은 레이스카가 필요했다.

다채로운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제시헀던 포르쉐 역시 수많은 모터스포츠 카테고리 활동을 위해 여러 레이스카를 개발했고 무대에 선보였다. 포르쉐 935 레이스카 역시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스프린트 레이스를 위해 개발된 935/77 베이비는 내구 레이스 무대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935 레이스카를 기반으로 개발했고, 경량화 기술 및 소형 엔진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짧은 개발 기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포르쉐는 내구 레이스를 위해 개발되었던 935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레이스카를 독일에서 명성이 높았던 DRM(Deutsche Rennsport Meisterschaft)에 출전시키기로 결정했고, 단 3개월 만에 바이작 연구개발센터에서 새로운 935 레이스카가 탄생했다.

경량화의 아이콘, 935/77 베이비

DRM 출전을 위해 935/77 베이비는 기존의 935/77 대비 235kg의 무게 절감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스틸 언더바디는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대체되었고, 전면부 및 플라스틱 바디 부분은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두르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포르쉐의 과도한 경량화로 인해 레이스카의 최저 중량을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베이비’라는 별칭과 함께 25kg의 납 밸러스트(추가적인 무게추)를 차체 곳곳에 배치해 최소 중량을 충족시켜야 했다.

차량을 가볍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엔진의 소형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실제 935/77 베이비의 보닛 아래에는 1.5L를 채우지 못하는 작은 엔진이 배치된다. 그러나 작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380마력을 낼 수 있었고, 최고 속도 역시 270km/h에 이르렀다.

호켄하임을 질주한 935/77 베이비

935/77 베이비를 앞세운 포르쉐는 충분한 성과를 이뤄냈다. 노리스링(Norisring)에서 진행된 데뷔 전에는 레이스카의 열 관리 문제로 인해 리타이어를 택하게 되었지만, 두 번째 레이스인 호켄하임링(Hockenheimring) 레이스는 우승을 차지했다.

935/77 베이비의 경량화된 차체, 그리고 뛰어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드라이버인 재키 익스(Jacky Ickx)는 예선전에서 2위와 2.8초의 차이를 벌리며, 압도적 성과를 이뤄냈다. 더불어 결승 레이스에서도 2위에 51초 앞선 결과로 우승을 차지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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