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001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로 지목해 수사했던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은 강압 수사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는 경찰의 '흑역사'로 남아 있다.
대전경찰청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2002년 8월부터 충남경찰청 수사본부에서 용의자로 지목돼 조사 받았던 당사자들에게 어려움을 겪게 한 것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당사자들이 받은 피해에 대해선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에 따라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이 고개를 숙인 당사자들은 2001년 12월 대전 은행강도살인 사건 당시 용의자로 지목된 20대 남성 4명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8개월 만인 이듬해 8월 이들을 사건 용의자로 특정했다. 당시 1명은 군인 신분이어서 군 경찰에서, 나머지 3명은 경찰에서 각각 조사를 받았다. 용의자 3명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하지만 이들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라고 주장했고, 법원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진범 이승만(52)과 이정학(51)을 21년 만에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