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리더십을 질타했다.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전(全) 직원 조회를 대통령실 출범 이후 4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처음 열었다는 점을 꼬집으면서다.
추석 연휴가 끝난 13일 대통령실은 김대기 비서실장 주재로 전 직원 조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김 비서실장이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전 직원을 불러 모은 건 처음이었다. 잇따른 인사 논란, 지지율 하락 등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지자, 대통령실은 최근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쇄신을 꾀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행사는 윤석열 정부 '2기 대통령실'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김 비서실장은 이 자리에서 "직원들 모두가 대통령이 돼라"고 강조하며 분위기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비서실장 '선배' 박지원 전 원장이 보기엔, 이날의 '군기잡기'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박 전 원장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20일 만에, 4개월 만에 처음 조회를 했다는 데서 너무 깜짝 놀랐다"며 "그러니 비서관·행정관들이 대통령실 기밀을 밖으로 유출시키고 그 꼴 아니었는가"라고 김 비서실장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전 직원 조회는) 기강도 항상 주의시키고, 업무 태도나 화목도 (점검)하고 그러는 자리"라며 "이제 김대기 실장이 기강을 잡기 시작했으니까 확실하게 잡아서 (기밀 유출 등)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 전 원장은 오는 18일부터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 일정에 "김건희 여사가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통령 해외 순방의 모든 관례에는 부인 동반이 원칙"이라는 점에서다. 이는 "김건희 여사가 꼭 같이 가야 하느냐"(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며 김 여사의 동행을 비판하는 야권 일각의 기류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김 여사가 장례식 참석 외에 다른 일정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발표에 관해서도 박 전 원장은 "조문 사절로 가기 때문에 대통령도 특별히 다른 것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윤 대통령이 △이재명·김건희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이른바 '쌍특검' △제1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수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고물가, 고환율로 엄청나게 어려운 이때 여야가 싸워서 경제와 외교, 모든 것을 망쳐서 되겠느냐"는 지적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