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택배상자를 이용하면 일반 택배상자를 이용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75%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 발생량도 1회용 상자의 0.7%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다회용 택배상자 표준안을 마련하고 2024년 보급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14일 "국내 유통기업 5개사, 물류기업 3개사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1년간 다회용 택배상자를 이용하면, 경제성은 조금 낮지만 환경성과 자원순환성은 우수한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연간 200만 톤 정도 발생하는 1회용 수송포장재 폐기물을 감축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는 549g짜리 일반 라면박스 36억3,000만 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사업에 참여한 유통사는 택배상자의 고객 유통 및 회수를, 물류기업은 택배상자 제작·세척과 유통사 공급을 맡았다.
조사결과 다회용 택배상자를 이용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은 1회당 213g으로 1회용 택배상자(835.1g)보다 평균 74.49%(622.1g)씩 줄일 수 있었다. 폐기물 발생량도 1회당 4.3g밖에 나오지 않아 1회용 택배상자(610g)의 0.7%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평균 배송원가는 4,512원으로 1회용(4,343원)에 비해 3.9% 정도 높았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한국폐기물협회가 올해 7월 2,4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한 356명 중 대부분이 다회용 택배상자가 1회용에 비해 성능, 환경성, 자원순환성 등이 우수하다고 답했다. 특히 294명(82.6%)은 보존, 보온, 보냉 성능이 우수하다고 봤고, 317명(89%)은 폐기물 감량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다회용 택배상자 전환으로 발생하는 비용 상승에는 부정적이었다. 제품 가격 상승에는 124명(34.8%)만이, 미반납 예방을 위한 보증금 납부에는 120명(33.7%)만 찬성했다. 이에 환경부는 "경제성 및 회수율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환경부는 내년 상반기 중 다회용 택배상자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관, 이송 과정에서 물류비를 절감해 경제성을 높이려면 다회용 수송포장재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한 2024년부터는 택배상자 제작, 세척·집하시설 설치 등 초기 비용 지원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