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인을 세우고 대포통장 수십 개를 범죄 조직에 넘긴 전직 조직폭력배가 구속됐다.
전북경찰청은 전직 조폭인 40대 A씨를 전자금융거래법 및 형법상 공전자기록 부실기재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3월 유령법인 3개를 설립해 59개의 법인계좌를 개설한 뒤 이를 전자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에 넘겨 4억7,0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본금을 일시로 납입해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이 돈을 출금하는 '가장납입' 수법으로 유령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붙잡은 경찰은 범행에 쓰인 계좌를 조사하다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법인 사무실의 소재지가 불명확하고 법인세 납부내역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 A씨가 범죄를 목적으로 유령법인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포통장에 보이스피싱과 도박 등으로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범죄 자금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범죄에 조직적으로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