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남긴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태풍이 꾸준히 발달하고 있다. 다행히 12·13호 태풍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열대저압부 상태인 또 다른 구름덩어리가 대한해협 쪽으로 지나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와 아직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동쪽 약 250㎞ 부근 해상에서 정체하고 있는 제12호 태풍 '무이파'는 중국 산둥반도 쪽으로 향한 뒤 상하이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태풍이 밀어낸 뜨거운 공기가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구름대가 형성되겠다.
특히 제주도 산간지방에는 14일까지 최대 120㎜(제주도 30~100㎜)에 달하는 비가 예보됐다. 서해안 등엔 10~50㎜ 비가 내리겠고, 내륙으로는 최대 30㎜, 동쪽 지역에는 5㎜ 안팎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14일 오후~15일 오전엔 서해 남부 해상과 남해 먼바다 중심으로 태풍주의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태풍의 중심이나 영향 반원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어 강한 비나 강풍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오전 일본 열도 동쪽 먼바다에서 태풍 지위를 얻은 제13호 태풍 '므르복'은 우리나라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아직 태풍이 되기 전 상태인 제26호 열대저압부다. 무이파와 므르복 사이에서 희미한 소용돌이 상태로 존재하는 이 열대저압부는 추후 체계가 잡혀 태풍으로 발달한다면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된다. 태풍 발달에 좋은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데다 변동성이 너무 커 모델마다 다르게 예측하고 있지만, 일부 수치모델은 이 열대저압부가 태풍이 돼 대한해협을 통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피해가 컸던 경상 동해안과 남해안에 또다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관건은 무이파의 이동 속도와 경로다. 무이파 북상 속도에 따라 우리나라 근처 고기압 위상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 열대저압부 동선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무이파가 빨리 움직이면 26호 열대저압부가 16일쯤 대한해협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고, 무이파가 예상보다 느려질 경우엔 18일 일본 규슈 쪽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이파가 북위 30도 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14~15일쯤 변동성을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