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다. 고금리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 여전히 경제 성장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연준 보고서 등이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미국 뉴욕에서 은행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든 통화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간 물가상승률 지표가 앞으로 여러 달 계속 낮게 나와야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는 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6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실업률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더 올리고 고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WSJ는 “당시 파월 의장의 발언은 그가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의 대열에 합류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도 연준의 금리인상 의지를 보여준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7월 초 이후 종합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면서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 중 9곳에서 물가상승률이 일정 부분 둔화를 보고했지만 여전히 물가는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도 “최소 연말까지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7∼8월 12개 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이달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미래 경제 성장 전망이 여전히 미약하다”는 보고서 결론은 0.75%포인트 금리인상 관측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다.
나아가 WSJ는 “연준이 올해 남은 세 차례 FOMC 정례회의에서 총 1.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 금융당국 고위 관리들이 최근 인터뷰와 공개 행사에서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4% 수준으로 올릴 필요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2.25∼2.5% 수준이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남은 회의마다 0.5%포인트씩 올리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폭 인상한 뒤 인상폭을 줄여 가는 방안이 더욱 유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