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을 앞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위원 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교원단체의 국교위 위원 추천 권한을 둘러싸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뜻을 모으지 못하면서, 논란은 법정까지 가게 됐다.
전교조는 국교위 교원단체 추천자 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7일 밝혔다. 21명의 국교위 위원 중 교원단체 추천 몫은 2명으로 교원단체들이 자율적으로 합의해 추천자를 정하게 돼있다. 그러나 교원단체가 누구를 추천할지 뜻을 모으지 못하면서, 국교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회원 수가 많은 단체 2곳이 추천권을 갖게 됐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이어 전교조와 교사노조가 '제2단체' 지위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쟁점은 여러 개의 단위 조직에 중복으로 가입된 조합원을 어떻게 세느냐다. 전교조는 "동일 단체 안에서 중복 가입자는 1명으로 계산하고, 단체 간 중복 가입자는 중복 단체 개수에 따라 2분의 1, 3분의 1명으로 계산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교사노조는 이날 "회원 개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엄청난 시간을 들여 작업을 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맞섰다.
두 단체의 정확한 조합원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복 조합원을 제외하지 않는다면 조합원 수로는 교사노조가 '제2단체' 지위를 갖게 될 수 있다. 교육부는 두 단체에 정확한 회원 수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전교조 조합원 출신이 주축이 돼 결성한 교사노조는 지난 6월 28일 결성 5년 만에 조합원 수가 5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을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를 받으며 우여곡절을 겪다가, 조합원 수가 4만 명대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국교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48일이 지났지만, 위원의 절반 이상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국교위 출범도 지연되고 있다. 21명의 위원 중 교원단체 몫 2명 외에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5명과, 국회가 추천하는 9명 중 7명의 명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야는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더불어민주당 추천),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국민의힘 추천)를 국교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하는 안건을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정 이사장은 상지대 교수로 사학 비리 문제를 제기하며 후에 총장을 지냈다. 김 교수는 동덕여대 부총장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