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 이어 '극동'까지…오디오무비의 반란

입력
2022.09.08 08:34
'층' 이어 돌아온 오디오무비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실력 있는 감독, 유명한 배우, 기술력으로 무장한 '극동'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귀로 감상하는 오디오무비인 만큼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다.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려는 영화계의 시도가 반갑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극동'은 네이버 바이브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오디오무비다. 세계 평화를 위협할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차지하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촉즉발 첩보 스릴러로 '친구' '극비수사' 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강우는 국정원 소속 러시아 주재 한국 영사 안태준을 연기했다. 유재명은 북한의 비자금 관리자 이수영으로, 곽동연은 북한의 해커 집단 리더 강영식으로 변신했다. 이들이 출연하는 '극동'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돌비 애트모스로 제작된 오디오무비다. 총격전, 카체이싱 등의 장면이 현장감 넘치게 표현될 예정이다. 공간감이 느껴지는 생생한 음향이 선사할 긴장감에 기대가 모인다.

네이버 바이브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오디오무비 '층'을 선보였다. '층'은 층간 소음이 계속되는 무광 빌라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짜릿함을 안겼다. 이제훈 문채원 강신일 등이 목소리 연기로 맡은 캐릭터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네티즌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듣고 있다" "라디오를 듣는 것 같으면서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등의 글을 게재하며 뜨거운 반응을 모였다.

장르·소재 발굴…오디오무비의 확장 가능성

오디오무비가 다시 한번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네이버 측 관계자는 본지에 "'층'은 배우의 목소리 연기와 생생한 사운드 효과가 주는 몰입감으로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첩보 스릴러라는 또 다른 장르의 오디오무비 '극동'을 선보이게 됐다"고 답했다. 주 타깃층은 오디오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MZ 세대다. 이 관계자는 "듣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청취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멀티태스킹 형태의 소비가 일상적인 만큼 이용자들이 이동하면서, 공부하면서, 휴식을 취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오디오무비는 시각을 사용하지 않아도 극에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모은다. 네이버 측 관계자는 '극동'에 대해 "오디오만으로도 작품이 여느 영화처럼 전개될 수 있도록 사운드와 연출 모두에 심혈을 기울였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소리만으로도 몰입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밝혔다.

'층'과 '극동'에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오디오무비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층'도 본편 공개 한 달 만에 재생 수 100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곽경택 감독의 상상력과 김강우 유재명 곽동연 배우의 열연이 만들어낸 작품인 만큼 '극동' 역시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브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서 대세감을 이어가기 위해 오디오무비 부문에서도 새로운 장르와 소재를 계속 발굴하고 도전해 나갈 계획이다"라는 게 네이버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디오무비에 대한 배우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극동' 제작보고회를 찾은 곽동연은 "콘텐츠 자체가 생소하고 낯설 수 있지만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층'의 문채원은 "오디오 무비는 사람들이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는 오디오무비의 계속될 장르, 소재 확장에 기대가 모인다. '층'의 뒤를 이어 공개되는 '극동'이 관객들에게 이끌어낼 반응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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