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두천시의 유일한 병원 응급실이 적자 누적을 이유로 폐쇄 가능성이 거론되자, 시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원금을 늘려 급한 불을 껐지만, 병원 측은 공공의료라는 책임감만으론 버티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31일 동두천시와 중앙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24시간 응급실 운영으로 올해만 2억6,000만 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응급실 운영으로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났다.
병원 측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연간 4억6,000만 원을 보조받고 있지만, 하루 20~25명의 의료진을 투입해야 하는 응급실 운영 특성상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환자를 제한해 받는 데다, 인건비까지 상승하면서 응급실 적자가 더욱 심각해졌다”며 “지역의 하나뿐인 응급실이기에 공공의료 차원에서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적자를 보고 갈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병원 측은 계속된 적자에 동두천시에 응급실 폐쇄 가능성까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응급실이 문을 닫으면 동두천 시민들은 위급 상황 시 차량으로 20~30분 거리에 있는 양주나 의정부 병원 응급실을 이용해야 한다.
동두천시는 연간 1만 명이 이용하는 병원 응급실의 운영 중지가 현실화되자 진화에 나섰다. 동두천시는 박형덕 시장 지시로 응급실 운영 지원금 8,000만 원을 9월 추경예산에 반영했다. 의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되면 바로 집행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긴급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이 달린 문제라서, 응급실이 닫는 일은 없도록 행정력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시와 접한 연천군도 긴급 의료망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연천군의 경우 지역공공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을 빼면 민간 병원 응급실은 전무해 상당수 주민이 동두천성모병원 응급실을 이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가까운 동두천 응급실이 폐쇄되면 차로 40분 떨어진 의정부까지 가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응급실 운영 부실 문제는 비단 동두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인건비 인상에 응급실 근무 기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상당수의 군소 병원들이 응급실 폐쇄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