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동안 아마존 정글에서 고립 생활을 하던 이름 없는 한 부족의 마지막 원주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개발 광풍에 부족이 몰살당하자 외지인을 피해 정글 깊은 곳에 숨어 홀로 살았던 것이다. 그를 끝으로 해당 부족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FUNAI)은 지난 23일 아마존 열대우림 한가운데에 있는 오두막의 해먹 위에서 한 원주민이 앵무새 깃털에 덮인 채 숨진 것을 발견했다. 죽음을 예감하고 기다린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약 60세로 추정되는 그는 동물을 잡기 전 몸을 숨기려 자신의 영역에 판 수십 개의 구멍 때문에 ‘구멍의 사나이’로 불렸다. 이 남성은 브라질과 볼리비아의 접경지대인 혼도니아주 타나루 원주민 지역에서 살다 부족 집단이 외지인으로부터 살해된 뒤 홀로 살았다.
그의 죽음은 최근 몇 년간 보존보다 개발을 우선시한 브라질 행정의 슬픈 이정표라고 NYT는 전했다. 그의 부족 대부분은 1970년대 땅을 개간해 확장하려는 개발업자나 목축업자들에 의해 살해됐다. 1995년 남아 있던 부족 6명도 불법 광산업자들의 공격으로 숨졌다. 브라질 원주민청이 1996년 그가 부족 가운데 마지막으로 생존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그는 아마존 정글 깊숙한 타나루 원주민 지역에서 홀로 살며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으로 불렸다. 외부와의 접촉을 피한 채 50여 개의 오두막을 만들고, 원주민 보호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정부 관계자도 피해 정글 깊숙한 곳으로 끊임없이 도망쳤다고 한다. 국립원주민재단은 지난 2018년 당시 정글에서 도끼와 같은 도구로 나무를 자르던 그의 모습을 영상에 담기도 했다. 생전 그는 옥수수와 파파야도 경작했다.
아마존 원주민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사라 셴커 선임연구원은 “그가 대량 학살을 목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부인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것만이 그에게는 최선의 생존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