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빠진 수목극, 시청자들은 어디로?

입력
2022.08.28 10:40
최고 시청률 17% 기록한 '우영우', 후광의 주인공은?
수목극 삼파전 예측…아직까지 큰 반응 없어

시청률 거대 공룡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종영하면서 치열한 각축이 예고됐다. '아다마스'와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후속작 '굿잡'이 삼파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수혜를 받을 수 있을까.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무려 17%의 시청률로 종영하면서 수목극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커질 대로 커진 시청률 파이의 후광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색채 강한 장르물들이 한 데 모였고 갈 곳 잃은 시청자들을 잡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다만 아직까지는 '우영우' 효과가 크게 미치진 않은 모양새다. 지난 2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tvN '아다마스'는 전국 기준 2.9%, KBS2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2.4%, ENA '굿잡'은 전국 2.2%로 집계됐다. 특히 '굿잡'의 경우 '우영우'의 후속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안고 시작한 만큼 이미 소소하게나마 화제성을 안고 시작했다.

'아다마스'의 경우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우영우'의 마지막 회였던 7회 3.2%를 기록했으나 오히려 2%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1%대에서 2%로 상승했으나 큰 효과를 봤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치다.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8월 3주차 드라마 화제성 순위권에서 '아다마스'와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10권 안에 들지 못했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도 마찬가지다. '아다마스'는 지나치게 묵직한 극의 분위기,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착한 드라마의 진부함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굿잡'은 앞서의 드라마들과 달리 가벼운 코믹함을 내세웠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JTBC는 아직까지 수목극 편성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지난달 28일 '인사이더'가 별다른 호응 없이 조용히 막을 내리면서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 수목극을 편성하는 대신 예능 '오늘부터 잇생' '히든싱어7'와 '모범형사2'를 배치해서 수목극 대전에서 물러났다.

아직 '우영우'의 여운이 짙은 탓일까. 시청자들은 타 드라마로의 유입을 포기하고 예능을 선택했다. tvN '텐트 밖은 유럽'은 지난 회차에서 3.6%를 기록했다가 4회에서 5.5%로 껑충 뛰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3%대에 다시 진입했다.

수목극의 위치는 작품성만 보장된다면 인기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자리다. 과거 KBS2 '동백꽃 필 무렵'이 20%대를 돌파했고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14%를 넘겼다. '우영우'가 17%를 넘긴 것만 봐도 시청자들은 요일 및 시간의 편성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됐다.

지금까지 시청자들은 좋은 콘텐츠에 대한 니즈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우영우'가 남긴 것들 중 하나는 TV 시청률 효용론이다. 앞서 대중이 더 이상 본 방송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시청률이 갖고 있는 가치가 없다는 견해들이 줄을 이었지만 '우영우'로 하여금 시청자들이 잘 만든 드라마에는 반드시 호응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진부한 결론이지만 '웰메이드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게 정답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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