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대체부품’ 아시나요? 경기도가 앞장섭니다

입력
2022.08.24 09:03
성능 같지만 저렴한 자동차 ‘인증대체부품’ 보급에 경기도 앞장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애프터 마켓’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이란 자동차가 판매된 후 발생하는 자동차 관련 유지보수, 수리와 개조, 부품 유통 공급 등의 사후 시장을 의미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2년 2월 기준, 국내 등록 자동차 수는 2007년 1,600만 대에서 2020년 2,436만 대까지 약 1.4배 성장했다. 또한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 규모는 비포마켓보다 두배 이상 큰 14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켄지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애프터마켓 규모는 2030년까지 약 1조 2000억 유로(한화 약 1,632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00조 원을 형성할 것으로 바라봤다. 더불어 전동화가 활발한 최근 분위기에서는 이 애프터 마켓의 급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애프터마켓 중 자동차 수리와 부품 유통 등의 부분에서는 아직도 비싼 가격의 순정부품 공급 체계가 공고하다. 국내 중소 부품업체는 완성차기업의 주문생산(OEM) 부품과 품질, 안정성에서 동일한 수준의 ‘인증대체부품’을 생산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비자는 드물다.

‘인증대체부품’이란 국토교통부 지정 기관에서 인증받은 제품으로 중고나 재사용부품과는 다른 신제품이다. 현재 보닛 등 외장부품 39개, 방향지시등 등 등화부품 18개, 브레이크 디스크 등 소모성 부품 63개 등 총 120개 품목의 1,723개 부품이 ‘인증대체부품’으로 인증받아 시장에 나와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인증대체부품은 OEM 부품과 동일한 성능과 안정성을 지녔지만, 가격은 오히려 OEM 부품 대비 35~40% 저렴하다.

사단법인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오병성 협회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급성장으로 국내외 국산차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이 수요에 대응할 만한 무수한 기술력을 갖춘 부품 제조업체가 많지만, 부품시장은 OEM, 이른바 순정 방식 중심의 시장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한다.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를 상대로 ‘순정부품’ 관련 부당 표시행위에 대한 경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공고한 순정부품 위주 공급체계와 인증대체부품에 대한 낮은 인식률 때문에 소비자가 수리 과정에서 인증대체부품을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는 중소 업체 살리기 일환으로 인증대체부품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곳은 경기도로, 지난 2021년 자동차 관련 업종이 많이 몰려 있는 전북도와 함께 자동차 인증대체부품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제품 확산을 통한 상생 협력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경기도는 자동차 보유 및 수리 경험이 있는 도민 1,004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도 인지도는 2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이후 사용 의향에 대해 물었을 때는 90%의 응답자가 “사용해보겠다”는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이에 경기도는 인증대체부품 인식 제고와 부품업체 경쟁력 강화,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해 경기도내 1,700여 개 정비업체에 자동차 인증대체부품 구매책자를 배포 완료했고, 공식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증대체부품 인지도 확산에 나서는 중이다.

올해는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다. 경기도 산하기관 경기도주식회사는 8월, 인증대체부품 온라인 구매 플랫폼을 구축·오픈했다. 경기도 자체 인증대체부품 브랜드 ‘케이파츠’를 내세워 중소 부품업체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소비자에게는 고품질 부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포부다. 앞으로 경기도의 플랫폼 ‘케이파츠.com’이 인증대체부품 공급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는 자동차 자가 수리 영상 등으로 저렴한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구독자 28만 명의 한 자동차 전문 유튜버는 공임비를 포함해 50만 원만을 가지고 인증대체부품을 통해 차량을 수리하는 시리즈 영상을 공개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중소 부품업체와 소비자 혜택을 위한 경기도의 노력이 앞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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