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웃다가 오열… '나는 솔로', 빠른 감정 변화의 비밀

입력
2022.08.25 12:50

ENA 플레이와 SBS 플러스의 '나는 솔로'는 4박 5일, 혹은 5박 6일 동안의 촬영을 통해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솔로나라를 찾은 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호감을 갖고 있는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급격한 감정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상대의 표현에 오열하고 때로는 맹목적일 만큼 헌신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에 일부 시청자들은 의아함을 드러내왔다. 특히 9기 광수 영숙 옥순의 삼각관계에서 이러한 양상이 잘 드러났다. 광수에게 푹 빠진 영숙은 광수가 자신을 거절할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그를 향한 마음을 놓지 못했다. 속상한 마음에 오열하기도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영숙은 광수를 얼마나 보고 얼마나 안다고 눈물 날 만큼 좋아하는 거냐"는 글로 당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나는 솔로' 출연자의 급격한 감정 변화가 보는 이들의 시선을 모으는 것은 사실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9기의 최종 선택이 담긴 지난 17일 방송은 수도권 유료방송가구 기준 ENA 플레이·SBS 플러스 합산 수치 평균 시청률 5.5%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5.9%까지 치솟았다. 프로그램 측은 "지난해 7월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1년 2개월 만에 '마의 시청률 5%'를 뛰어넘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나타나기 어려운 감정의 기복들이 솔로나라에서는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규홍 PD는 본지에 "캐스팅이 제대로 되면 출발부터 잘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는 결혼 생각이 없거나 홍보 목적으로 출연하려는 듯한 사람들을 배제한다. 진정성 있는 사람이 오다 보니 짧은 순간이지만 그런 감정이 나오는 거다"라고 답했다. 물론 이가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그는 "솔로나라에서는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 집중력 덕분에 그런 관계성이 나오는 거다"라고 했다. 실제로 많은 출연자들이 휴가를 낸 채 '나는 솔로'를 찾아 모든 에너지를 사랑에 쏟았다.

남 PD는 솔로나라에서는 직업, 나이 등이 솔직하게 공개된다는 점도 솔로나라 밖과 안에서 이뤄지는 만남의 차이점이라고 했다. 그는 "바깥에서 만나면 횟수는 많아도 그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자신에 대한 정보를 가릴 수 있고 싫어도 좋아하는 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긴 가릴 수가 없다. 그래서 감정에 훨씬 솔직해진다"고 말했다. 4박 5일, 5박 6일 동안 밥 먹는 시간부터 휴식을 취하는 시간까지 함께하는 출연진에게 내내 가면 쓴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의미다. 남 PD는 이 외에도 제작진의 노력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나는 솔로'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당시 그는 "분명히 장수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감정이 요동치는 솔로나라 안에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평생 함께할 이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앞으로의 출연진도 솔직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설렘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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